[쿠키 사회] 이동통신사 전산시스템의 빈틈을 노려 소비자에게 지급할 환급이자를 12억5000만원이나 빼돌린 대리점 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2011년 6월부터 올 2월까지 200여차례 환급이자를 가로챈 혐의(컴퓨터 등 사용 사기)로 서모(23)씨를 구속하고 윤모(21·여)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이들은 이동통신사의 ‘과·오납 법정이자 수동지급’ 기능을 악용했다. 과·오납 법정이자는 요금을 연체한 가입자가 미납금이 포함된 다음달 청구서를 받기 전에 요금을 납부할 경우 통신사가 되돌려주는 금액을 말한다. 보통 자동으로 환급되는데, 고객 민원에 대비해 수동지급 기능을 마련해 뒀던 것이 문제가 됐다.

이동통신 대리점에 근무하던 서씨는 2011년 6월 호기심에 전산시스템의 수동지급 메뉴로 자기 통장에 환급금 5만원을 입력했다. 이 과정에 통신사 법인통장에서 자기 통장으로 환급이자 70원이 들어왔는데도 기록이 남지 않는 사실을 발견했다.

점차 환급액을 늘려가며 이자를 챙겨가던 서씨는 당시 여자친구였던 윤씨, 같이 근무하는 박모(26·여)씨, 다른 대리점에서 일하는 친구 정모(24)씨 등 6명을 범행에 끌어들였다. 이들은 정씨의 주도 아래 각자 제공한 통장으로 빼돌린 환급이자를 나눠 가졌다. 서씨는 이렇게 빼돌린 돈을 수입차 구입이나 윤씨 성형수술비 등에 사용했다.

범행은 지난 4월 정씨가 갑자기 출근하지 않아 이상하게 여긴 대리점이 전산시스템을 확인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1년6개월 동안 200차례 12억원이나 환급 받았는데도 통신사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