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서울지방경찰청은 12일 동반자살하자고 지인을 부추긴 뒤 독극물을 먹여 숨지게 하고 사망 보험금 수십억원을 청구한 혐의(위계에 의한 살인 등)로 무속인 박모(26·여)씨를 구속했다.

박씨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A(35·여)씨에게 “사는 게 힘드니 함께 보험에 가입하고 죽자”고 설득해 지난해 9월 14일 종신보험에 가입시켰다. 이후 일주일 뒤부터 A씨에게 독초인 협죽도와 투구꽃 달인 물을 마시게 했다. 10월 2일에는 A씨 몰래 종신보험 수익자를 박씨 자신으로 바꿨다.

독극물을 계속 마신 A씨는 10월 10일 경남 김해의 한 모텔에서 급성 심장마비로 사망했고, 박씨는 보험사에 사망보험금 28억원을 청구했다. 박씨는 A씨가 자살을 결심하도록 설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설계사로 활동했던 박씨가 A씨를 살해하며 병사로 위장해 보험금을 타낸 것이다. A씨는 박씨를 만나 무속신앙에 빠지면서 박씨의 신력을 맹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올 2월 보험사로부터 ‘보험가입 26일 만에 사망한 점’ ‘사망 8일 전 수익자가 변경된 점’ 등이 의심스럽다는 제보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박씨의 컴퓨터에선 인터넷으로 ‘협죽도의 독성’ 등을 검색하며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흔적이 드러났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