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5세경에 소리에 대한 반응이 적은 것을 처음 인지한 이래 보청기를 착용했지만 대부분 입모양을 통해서만 대화를 알아듣는 정도였다는 청각장애 3급 박봉희(22)씨. 박씨는 홀어머니와 누나를 대신해서 장애인직업채용으로 취업한 공장에서 밤낮없이 근무하며 가장역할을 해온 장한 청년이었다.
박씨에게 인공와우수술은 꿈의 수술이었다. 봉희씨가 혼자 벌어오는 돈으로 세 식구가 생활하기에도 급급한데 1000만원 가까이 드는 고액의 인공와우 수술과 치료비는 엄두도 못 낼 목돈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1일 박봉희씨는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서재현 교수로부터 수술비와 치료비 걱정 없이 인공와우수술을 받았다. 부천성모병원의 자선특화사업인 ‘2013 소리로 여는 세상’의 첫 대상자가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소리로 여는 세상은 인공와우 수술을 통해 난청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 청각장애인에게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부천성모병원 자선특화사업이다.
부천성모병원은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가톨릭교회의 이념에 따라 국내외 의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의료비 지원, 경제적 지원, 각종 행사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올해는 ‘2013 소리로 여는 세상’ 사업을 통해 인공와우 수술 및 재활치료비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보통 타 기업이나 단체의 인공와우수술지원이 어린이만을 대상으로 하는데 반해 부천성모병원은 연령에 상관없이 인공와우 수술이 필요한 만 18개월 이상의 난청환자를 대상으로 해 대상자의 폭을 넓혔을 뿐만 아니라 단순히 인공와우 수술지원만이 아닌 수술 이후 언어재활 치료비까지 지원해줘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각장애우들이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데 디딤돌이 되고 있다.
부천성모병원은 제2, 제3의 봉희씨가 나올 수 있도록 ‘2013 소리로 여는 세상’ 사업을 통해 올해 말까지 인공와우 수술이 필요한 저소득(2013년 지원기준 4인가구 월소득 약 309만원) 청각장애인의 신청을 받아 인공와우 수술 전 검사비 및 수술비 전액, 재활치료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박봉희씨는 “부천성모병원의 자선특화사업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해줌에 감사한다. 앞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많은 사랑을 나누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