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고공행진하는 朴 대통령 지지율…靑, 화장실서 몰래 웃는다?

[친절한 쿡기자]고공행진하는 朴 대통령 지지율…靑, 화장실서 몰래 웃는다?

기사승인 2013-08-23 17:00:01


<박 대통령 취임 6개월 지지도 60% 육박…기현상, 藥일까 毒일까>

[친절한 쿡기자]박근혜 대통령이 8월 25일로 취임 6개월을 맞습니다. 집권 5년 중 10분의 1을 보낸 것입니다.

국민일보와 글로벌리서치가 지난 2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72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유선전화 및 휴대전화 RDD에 의한 조사원 면접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65% 포인트, 응답률은 10.3%), 박 대통령의 6개월간 국정수행 지지율은 59.8%로 조사됐습니다. 잘못했다는 반응(33.5%)보다 무려 26.3% 포인트나 앞서 있습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8일~1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54.0%가 나왔습니다.

이 정도면 역대 대통령의 취임 6개월 국정운영 평가가 노무현 전 대통령 37.7%(문화일보·TNS)와 40.2%(MBC·코리아리서치), 이명박 전 대통령 24.1%(조선일보·한국갤럽)와 31.2%(서울신문·한국리서치)이었던 것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무엇보다 주목할만한 것은 박 대통령이 취임 직후 인사참사, 정부조직개편안 논란으로 40% 중반의 역대 최저수준 지지율로 출발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지지율을 끌어올렸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 등으로 야당이 장외투쟁을 하고 있는 대치정국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올라갔다는 것은 예사롭게 볼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응답자들은 박 대통령이 가장 잘하고 있는 분야로 대북정책(30.3%), 외교정책(16.1%), 복지정책(15.2%)을 꼽았습니다. 반면 가장 잘못하고 있는 분야는 서민생활 안정(28.5%), 정치 안정(19.9%) 등이 꼽혔습니다. 특히 경제성장 부분은 ‘잘못하고 있다’(12.2%)는 지적이 ‘잘하고 있다’(3.0%)에 네 배 이상 많았다고 합니다.




<靑 “6개월간 잘 발아한 싹이 건강한 나무로 성장…5년 국정운영 기틀 확립" 평가>

청와대 내부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요. 한해 농사에 비유하자면 싹이 굉장히 잘 발아해서 아주 건강한 나무로 자라고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우선 청와대는 지난 6개월간 향후 5년간의 국정운영을 어떻게 해나갈지에 대한 기틀을 확립했다고 자평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청와대는 지난 5월까지 국정비전과 국정기조를 정하고 국정의 14대 추진전략과 140개 국정과제를 확정지었습니다. 이전 정부가 취임 6개월 동안 이런 것들을 아예 정하지 못했거나 없거나, 10월 정도에 지각확정하거나, 매년 수시로 바꾸거나 하는 것과는 달랐다고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신속하고 원활하게 입법을 추진한 것도 말 뿐이 아닌 실천을 위한 새정부의 '성과'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고용률 70% 달성 등 국정과제 실현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제2금융권 연대보증 폐지나 희망사다리 구축 등 정부 중심에서 국민 중심으로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전환한 것도 성과로 꼽고 싶을 것입니다. 특히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중심으로 한 굳건한 안보와 외교관계를 구축하고 정보기관, 권력기관 언론기관의 독립에 대한 생각을 갖고 해왔고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노력을 해왔다고 자평하는 분위기입니다.

언론이나 야당에서 '내치(內治)가 없다', '야당과의 소통 등 정치가 없다' '경제민주화 공약이 후퇴하는 징후가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대해서도 “천만의 말씀”이라고 말하고 싶을 것입니다.

경제민주화 후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비정상적인 관행과 제도를 고치는 작업을 계속했고 고친 것 중에 가장 큰 것이 경제민주화 입법이라고 반박하고 싶을 것입니다.

정치가 없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인수위 시절부터 당선인 신분으로 국회를 방문해 여야 대표를 만나고,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야당 지도부와 야당 간사단만 초청하는 등 소통에 소홀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통령 스스로가 국회의원 5선했고 여당과 야당 대표를 역임했기에 국회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은 최대한 존중해서 할 수 있도록 하고 과거처럼 대통령이 선거 정치에 개입해서 청와대와 정부도 갈등에 휘말리기 보다는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해왔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취임 6개월 기념 이벤트 없어…야당 약올리는 일?>

이처럼 자랑할만한 지지율이 나오고 역대 정권과는 비교가 안 될 국정운영 성과를 얻었다고 보면서도 청와대는 취임 6개월 기념 이벤트 등을 계획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마치 기쁜 일 맞고도 화장실에 가서 몰래 웃고 있는 상황을 연상시킵니다.

지지도에 취했다가 자칫 국민들의 눈에 오만함으로 비쳐지는 것을 몹시 경계하는 것 같습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엄청난 방미 성과를 윤창중 전 대변인 사건으로 한입에 털어먹은 악몽을 갖고 있습니다. 여론이라는 것이 조변석개와 같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터이니 좀 더 낮은 자세로 표정 관리에 들어간 것이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대북정책과 외교정책 등에서 지지율을 견인한 것이지 서민생활 안정과 경제성장 부분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이 나타난 것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일 것입니다. 가계안정과 경제성장은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게 광범위하게 여론에 투영되는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볍게 여겼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중산층 봉급쟁이들의 호주머니를 건드리는 증세안을 내놨다가 혼쭐난 기억이 생생할 것입니다.




특히 야당이 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 문제를 3·15 부정선거에 빗대면서 장외투쟁을 계속하고 있고 대통령의 사과와 국정원장 해임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드러내놓고 뽐낼 일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야당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마디 덧붙이자면 억장이 무너질 것입니다. 박 대통령을 두드리면 두드릴수록 지지도가 올라가는 형국이니 복장이 터질 일일 것입니다.

그러니 청와대가 취임 6개월 기념 이벤트를 한다는 것은 야당을 약 올리는 일로 비쳐질 수 있을 것입니다. 청와대가 고공행진하는 지지율을 접하고도 거북스러운, 정말로 화장실에 가서 몰래 웃어야할 묘한 상황입니다.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야당의 격려 박수를 받으면서 당당하게 기념 이벤트를 펼치는 당당한 정치를 볼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정재호 디지털뉴스센터장 j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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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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