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씨는 일본 교토대를 졸업한 후 한국에 들어와 1980년 고려대 의대에 편입했다. 대학 3학년이던
1984년 8월 자택 앞에서 국군 보안사령부 수사관들에게 강제 연행됐다. 수사관들은 윤씨를 보안사 장지동 분실에 가두고 간첩 혐의를 자백하라며 고문했다. ‘일본에서 북한의 지령을 받아 우리나라에 잠입한 뒤 간첩 행위를 했다’는 자백을 강요했다.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조작 사건’이었다.
몸을 끈으로 묶은 후 몽둥이로 마구 때렸고, 수건으로 코를 덮고 물을 부었다. 엘리베이터식 고문기계에 태워 지하로 떨어트리기도 했다. 윤씨는 고문을 못 이겨 자백했다.
재판에 넘겨진 윤씨는 1985년 4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불법 구금과 고문 때문에 허위 자백했다고 호소했지만, 법원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4년을 복역한 윤씨는 1988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지난 2010년 윤씨는 재심을 청구했고 누명을 벗은 후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