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는 2010년 6월부터 지난 4월까지 산·염기 지시약인 페놀레드 용액을 인터넷에서 928명에게 불륜시약으로 판매해 7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이 시약을 속옷에 뿌렸을 때 붉게 변하면 성관계를 한 것이 확실하므로 외도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제품을 광고했다. 시약은 1세트에 4만9000∼12만9000원에 판매됐다.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던 전모(42)씨는 지난 4월 인터넷 광고를 보고 ‘불륜시약’ 1세트를 8만5000원에 구매했다. 시약을 뿌리자 아내의 속옷이 검붉게 변했지만 아내는 외도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다. 이혼 위기에 처한 전씨 부부는 민간 유전자연구소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고 아내의 속옷에서는 정액이 검출되지 않았다.
전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불륜시약’은 가짜로 확인됐다. 산성에서는 황색, 염기성에서는 적색으로 변하는 주 성분 페놀레드가 정액뿐 아니라 물, 소변, 두부, 우유, 계란 등에도 붉게 반응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과학적으로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은 구매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