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문제 유출 학원, 적어도 20억 대박”… 檢 10월시험 의혹 수사 학원가 술렁

“SAT 문제 유출 학원, 적어도 20억 대박”… 檢 10월시험 의혹 수사 학원가 술렁

기사승인 2013-10-10 09:27:01

[쿠키 사회] 검찰은 지난 5일 치러진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문제가 사전에 유출됐다는 의혹(국민일보 10월 9일자 1면 보도)과 관련해 “구체적 범죄단서가 포착되면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9일 밝혔다. 지난 2월부터 서울 강남 일대 어학원 10여곳을 대상으로 진행해 온 수사에서는 ‘불법적 문제 유출이 있었다’고 사실상 결론냈다.

SAT 문제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김영문)는 SAT 주관사인 미국교육평가원(ETS) 측이 공식 감정 결과를 보내오는 대로 사법처리 대상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혐의가 드러나 입건된 이들은 학원 관계자, 중간 브로커, 수강생 등 수십명 규모라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는 대부분 끝났다”며 “ETS의 추가 회신이 오면 보완 조사를 거쳐 피의자들을 일괄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이달 말 수사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한 검찰 간부는 “SAT 문제 유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다시 문제가 유출됐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檢 수사 중인데 또 SAT 새나가… “中 브로커 통해 문제 입수한 듯”

[쿠키 사회]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문제 유출 의혹이 알려진 9일 서울 강남 학원가는 술렁였다. SAT 어학원 관계자들에게선 “지난 5일 치러진 10월 SAT 문제가 3월 미국 SAT 문제와 똑같았다”는 증언이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그러나 대부분 “우리 학원은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강남의 A어학원 관계자는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5일 SAT 시험이 끝나고 수강생들에게 전화해보니 ‘올 3월 미국 괌에서 치러진 SAT와 문제가 똑같다더라’는 말이 나와 이상하게 생각하고 나름대로 알아보던 참”이라고 했다. 그는 “시험 1∼2주 전 일부 학원에서 유출된 문제를 학생들에게 제공했다는 소문이 학원가에 파다하다”며 “아마 중국 쪽 브로커를 통해 학원들이 문제를 사들여 학생들에게 풀어보게 했을 것으로 이쪽 업계에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남 어학원에서 SAT 과정을 가르치고 있는 B강사는 시험 직후인 6일 인터넷 SAT 커뮤니티에 ‘10월 SAT 문제가 3월 미국 시험 문제와 동일하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과거에도 문제 유출로 시험 전체가 취소된 적이 있는데 입시를 코앞에 둔 이번 10월 시험의 경우 취소되면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 초 문제 유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던 C학원 관계자는 “특정 학원이 이번 사태와 관련돼 있다는 얘기를 수강생들로부터 들었다”면서 “유명 강사들이 많다는 이유로 이번에도 우리 학원이 지목되는 듯한데 정말 관련 없고 억울하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칼리지보드와 함께 SAT 시험을 공동 주관하는 미국교육평가원(ETS)의 한국 홍보 관계자는 “오늘(9일) 미국 본사에 3월 SAT 문제가 10월 시험에 그대로 출제됐는지와 문제 유출 의혹을 문의했다”며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학들은 11월 입학원서 접수를 앞두고 있다. 이번 사태의 양상에 따라 미국 대학 진학을 준비해온 학생들이 영향을 받게 될 수도 있다. 서울 청담동의 D어학원 강사는 이날 수강생들에게 “10월 시험을 치른 학생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2월 시험을 접수하거나 다른 국가에서 시험을 보는 방법까지 강구해야 할 수도 있다”고 당부했다.

검찰이 지난 2월부터 SAT 문제 유출 수사를 진행 중인데도 같은 의혹이 다시 불거지자 학원 관계자들은 칼리지보드의 ‘문제은행’식 출제를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칼리지보드는 1·5·10월에 치르는 SAT에 한해 응시자가 20달러를 더 내면 문제와 정답을 공개하는 ‘Question and Answer Service’를 제공한다. 그러나 3·6·11·12월 시험은 기출문제를 제공하지 않고 문제를 재활용하고 있다. 서울 대치동 E어학원장은 “문제은행이라는 출제방식 자체가 재활용 문제의 유출 위험을 안고 있어 일부 어학원과 학부모들에게 빌미를 제공한다”며 “이런 상황에 칼리지보드가 너무 둔감하게 대처해와 사태를 키우는 데 한몫했다”고 말했다.

문제 유출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유출 당사자로 지목된 학원들이 오히려 유명세를 타는 현실도 악순환이 반복되는 이유로 꼽힌다. A어학원 관계자는 “강남교육청의 학원 전담 인력이 2∼4명뿐인데다 적발돼 처벌받는다 해도 6개월∼1년 징역에 불과하다”며 “일부 강사와 브로커들 사이에 ‘한번 문제를 빼내면 적어도 20억원은 챙길 텐데 차라리 돈 벌고 감옥 가지’라는 인식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수현 박세환 기자 siempre@kmib.co.kr
김상기 기자
blue51@kmib.co.kr
김상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