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잡이 납북어부 35년만에 간첩 누명 벗어

명태잡이 납북어부 35년만에 간첩 누명 벗어

기사승인 2013-10-24 13:06:01
[쿠키 사회] 강원도 동해안에서 명태잡이를 하다 북한 경비정에 의해 납북됐다가 돌아온 뒤 간첩으로 몰려 7년간 복역했던 70대 어부가 35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서울고법 춘천 제1형사부(오석준 부장판사)는 간첩, 국가보안법위반, 반공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7년을 복역한 박모(76)씨가 청구한 재심사건의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경찰에 의해 구속영장 없이 22일간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고문 등 가혹행위로 임의성 없는 자백을 한 점이 인정된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 공고사실의 증거들은 더는 유지될 수 없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박씨는 1968년 10월 30일 동료 어부 7명과 함께 강원도 고성 대진항을 출항해 동해상에서 명태잡이 조업 중 북한 경비정에 의해 납북됐다. 이후 북한 원산과 평양 등지에서 수용생활을 하다가 7개월여 만인 1969년 5월 29일 국내로 귀환했다.

박씨는 1978년 7월 4일 옛 강원도경찰국 수사관들에 의해 연행된 뒤 22일간 구속영장 없이 구금 상태로 조사 받았다. 당시 박씨는 북한의 지령을 받아 고성 현내면 인근 해안 초소 위치, 경비 상태 등 군사기밀을 탐지·수집하고 이웃 주민에게 월북을 권유하거나 북한을 찬양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법원으로부터 징역 7년, 자격정지 7년을 선고받았다.

1985년 8월27일 만기 출소일 까지 7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박씨는 불법 구금상태에서 구타 가혹행위로 허위 자백을 했다는 취지로 재심을 청구해 지난해 7월 5일 재심 개시가 결정됐다.

춘천=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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