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서 ‘귀국’ 하는 손흥민… 평가전에서도 ‘해트트릭 효과’ 나오나

신나서 ‘귀국’ 하는 손흥민… 평가전에서도 ‘해트트릭 효과’ 나오나

기사승인 2013-11-11 04:58:01

[쿠키 스포츠] 손흥민(21·레버쿠젠)은 마치 날개를 단 듯 훨훨 날아다녔다. 전반 9분 페널티지역 안쪽에서 왼발 슈팅으로 첫 골을 뽑아내더니 7분 후엔 역습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 두 명과 골키퍼까지 제치고 두 번째 골을 넣었다. 이어 2-2로 팽팽하던 후반 10분엔 상대 선수의 몸에 맞고 흐른 골을 잡아 페널티지역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려 세 번째 골(시즌 4호 골)을 터뜨렸다. 유럽 빅리그 무대에서 한국 축구선수 최초로 해트트릭을 달성한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9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2013∼2014 분데스리가 12라운드 친정팀 함부르크와의 홈경기에서 혼자 세 골을 몰아쳐 팀의 5대 3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후반 27분엔 팀 동료 슈테판 키슬링에게 어시스트까지 배달했다. 9승1무2패가 된 레버쿠젠은 승점 28로 바이에른 뮌헨(승점 32),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승점 28)에 이어 3위 자리를 지켰다.



한국 선수가 유럽 빅리그 공식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은 손흥민이 처음이다.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도 분데스리가에서 98골을 넣었지만 해트트릭을 기록한 적은 없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뛴 다른 한국 선수들도 정규리그에서 해트트릭을 만들어 내진 못했다. 설기현(인천 유나이티드)이 2001년 안더레흐트(벨기에)에서 뛸 때 해트트릭을 기록한 적이 있지만 정규리그가 아닌 슈퍼컵 경기였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4년 차에 24골을 기록 중이다. 그는 함부르크에서 레버쿠젠으로 팀을 옮기면서 “차범근 감독님의 기록을 뛰어넘겠다”는 포부를 밝혔었다. 아직 전체 골 숫자에선 차 전 감독 기록에 크게 못 미치지만 해트트릭에선 이미 그를 뛰어넘었다.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는 “손흥민이 친정팀을 상대로 자신의 3차례 슈팅을 모두 골대에 꽂는 매우 효율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분데스리가 역사상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해트트릭에 성공했다”고 활약을 전하며 손흥민을 ‘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했다. 독일 일간지 빌트도 손흥민에게 양 팀 통틀어 유일하게 최고 평점인 1을 부여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함부르크는 나에게 항상 가족 같은 팀이어서 경기를 앞두고 무척 떨렸다”며 “즐겁게 경기하자고 생각했는데 잘 해냈고 경기에서 이겼다. 상대가 친정팀이라 미안하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흥민은 11일 오전 귀국해 한국 대표팀에 합류한다. 절정의 골 감각을 뽐낸 손흥민이 스위스(15일), 러시아(19일)와의 평가전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조현우 기자
taehyun@kmib.co.kr
조현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