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스웨덴과 덴마크에서 진행된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 4가 HPV (Human Papillomavirus,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제품명 가다실) 접종이 자가 면역 질환, 신경계 질환, 정맥혈전색전증의 이상반응 발생과 연관이 있다는 증거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는 최근 영국의학저널(BMJ, British Medical Journal) 10월호에 등재됐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와 덴마크 국립혈청연구소는 4가 HPV 백신을 접종한 청소년기 소녀들에서의 중대한 이상 반응 위험성을 평가하기 위해 이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는 스웨덴과 덴마크의 국가 백신 접종 기록 및 처방 기록을 기반으로 시행됐다.
두 국가의 10~17세 소녀 99만7585명 중 2006년 10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4가 HPV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한 29만6826명(29.8%)의 데이터를 추적 조사했다. 연구진은 백신 접종 후 180일 동안 발생한 23개의 자가 면역 질환, 5개의 신경계 질환, 정맥혈전색전증 발생률을 백신 비접종군의 질환 발생률과 비교했다.
연구 결과, 두 비교군에서 연구된 23가지 중 20가지의 자가 면역 질환, 5가지의 신경계 질환 발생률이 백신 접종군에서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았고 정맥혈전색전증과 백신과의 연관 비율은 0.86으로 나타나 4가 HPV 백신 접종이 이러한 질환들을 유발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면 신경마비(Bell's palsy), 뇌전증, 기면증, 시신경염, 마비와 같은 5개
신경계 질환은 비접종군에 비해 접종군에서의 발생률이 증가하지 않았으며, 이 중 뇌전증, 마비 발생률은 백신 비접종군에 비해 접종군이 유의하게 낮았다.
건선, 크론병, 강직성 척추염 등을 포함한 23개 자가면역 질환의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23개 중 20개의 질환에 대해 4가 HPV 접종군에서의 질환 발생률이 비접종군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중 베체트증후군, 레이노드병, 1형 당뇨병은 백신 접종군이 유의하게 발생률이 높았지만 연구진은 이 세 가지 질환과 백신의 인과 관계에 대한 일관된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베체트증후군의 경우 접종군에서 5건, 비접종군에서 13건으로 발생 건수가 적어 정확한 결론에 도달하기 어려웠고, 레이노드병과 1형 당뇨병의 경우 시간적 분포를 확인한 결과 뚜렷한 시간적 발생 패턴을 발견할 수 없었다.
연구 결과에 대해 김진오 한국MSD 의학부 이사는 “국가 자료를 기반으로 한 이번 대규모 연구가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도 가다실이 더 많은 이들의 HPV 관련 암과 생식기 질환을 예방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4가 HPV 백신 가다실은 HPV 16, 18형에 의한 자궁경부암을 비롯한 다양한 HPV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의 예방을 도울 수 있다. 127개 국가에서 승인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HPV로 인한 질환의 예방을 위해 42개국에서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지정됐다.
호주와 캐나다의 일부 주에서는 남학생을 대상으로도 국가필수예방접종이 시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9~26세 여성의 HPV 16, 18형에 의한 자궁경부암, 외음부암, 질암 및 9~26세 남성 및 여성의 HPV 16, 18형에 의한 항문암과 HPV 6, 11형에 의한 생식기 사마귀 예방에 대한 적응증을 승인 받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