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독교 전문 조사업체 바나그룹은 15세 이상 자녀를 둔 개신교 목사 456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을 벌인 결과 40%가 ‘자녀가 믿음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품는 시기를 겪었다’고 답했다고 최근 밝혔다. 33%는 ‘자녀들이 교회에 나오지 않는다’고 했고 7%는 ‘자녀가 스스로를 크리스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목사의 자녀를 상상할 때 믿음을 떠나 방탕하게 살아가는 탕자의 이미지를 떠올리곤 하는데 상당부분은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녀가 믿음을 잃는 이유에 대해 목사들은 ‘신앙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대(28%)’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18%는 자녀가 교회의 부정적인 면을 접해 믿음이 성장하지 못한다고 걱정했고 17%는 자신이 사역으로 바빠 자녀 혼자 영적 싸움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교회에서의 믿음 생활이 집으로 이어지지 못하는데서 오는 괴리감(14%)’과 ‘친구와 문화의 영향(9%)’, ‘자녀들의 자유 의지(7%)’, ‘자녀가 스스로 믿음을 갖지 못한 것(6%)’ 등도 신앙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청년사역 관련 책을 저술했던 데이비드 키너맨은 “목사 자녀가 영적으로 방황하는 현상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또래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예상은 했지만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키너맨이 1981년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 ‘밀레니얼스(Millennials)’를 대상으로 벌인 다른 조사에서 38%가 ‘교회에 가지 않는다다’고 했고 9%는 ‘크리스천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키너맨은 “목사는 올바른 신앙관을 가지고 은혜가 넘치는 가족을 꾸려 교인들에게 모범을 보인다는 열망을 품어야 한다”며 교회 지도자와 자녀가 영성 회복의 필요성을 깨달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