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점 만점! 1점도 아까워!’ 노무현 그렸다고 벌어진 ‘평점 전쟁’

‘10점 만점! 1점도 아까워!’ 노무현 그렸다고 벌어진 ‘평점 전쟁’

기사승인 2013-11-20 16:52:00

[쿠키 문화] 아직 개봉하지도 않은 영화가 한 달 전부터 뜨겁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권 변호사 시절을 다룬 ‘변호인’(감독 양우석)이 주인공이다. ‘변호인’은 20일 현재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평점 5.93을 받고 있다. 평점주기에 무려 1만5000여명이 참여했다. 지난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친구 2’(평점 6.46)에 약 4000명이 참여했으니 인터넷에서는 ‘친구 2’ 보다 ‘변호인’이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셈이다.

‘변호인’ 평점에 네티즌들이 대거 몰리는 이유는 영화 주인공 송우석(송강호 분)이 노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네티즌의 평점은 정치 성향에 따라 극명하게 갈린다. 10점 만점 아니면 최하점인 1점이 대부분. 중간은 거의 없다. 평점과 함께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예찬과 욕설도 함께 올리고 있다. 극중 송우석이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이다”라고 외치는 예고편은 나오자마자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영화 ‘변호인’은 제작 단계에서부터 송우석 역할을 누가 할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송강호는 19일 제작보고회에서 “처음에는 거절했다. 과연 그 분의 인생 단면을 표현할 수 있을지, 누를 끼치지 않게 연기할 수 있을지 겁이 났다”고 밝혔다. 이 영화로 장편 데뷔에 나서는 양우석 감독은 “노 전 대통령이 모티브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적인 부분은 다를 수 있다. 사실을 왜곡하거나 미화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변호인’은 정치적 논란으로 번질 소지가 다분하다. 당장 개봉일이 12월 19일로 지난 대선과 같은 날짜다. 국가정보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등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논란이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여야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과 노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여부를 두고 첨예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정치적 배경이 관객 동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변호인’의 주요 소재인 ‘부림사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부림사건은 신군부 정권 초기인 1981년 9월 사회과학 모임에 참여한 학생,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부산지검이 영장 없이 체포해 불법 감금 및 고문한 사건이다. 같은 해 7월 서울지역 운동권 학생 등을 무더기로 구속한 용공 조작 사건인 ‘학림사건’에 이어 터지면서 ‘부산의 학림사건’이라는 뜻에서 부림사건으로 불린다. 부산에서 세무 변호사로 활약하며 큰 돈을 벌던 노 전 대통령은 민주당 문재인 의원, 김광일 변호사와 함께 부림사건 변론을 맡아 인권변호사로서 첫 발을 떼게 된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당시 검사로 수사를 진두지휘한 최병국 전 의원에 대한 언급이 쏟아지고 있다. 최 전 의원은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3선을 지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도 검색어로 뜨고 있다. 부림사건 판사를 지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황 대표는 학림사건 배석 판사로 부림사건과는 관련이 없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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