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고마워요. 킴!(Thank you. Kim!)” “킴보! 만세!(KimBo! Hurrah!)”
영국 전역이 김보경(24·카디프시티)의 골로 들썩거렸다. 소속팀 카디프시티는 물론 리버풀과 첼시,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 등 프리미어리그의 상위권 팀 서포터스까지 김보경에게 환호했다. 오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만 울었다.
김보경은 25일 영국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유와의 2013~2014시즌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홈경기에서 1대 2로 뒤진 후반 32분 교체 투입돼 경기 종료를 앞둔 추가시간 1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동료 미드필더 피터 워팅엄(29)의 프리킥을 상대 골문 앞에서 머리로 밀어 넣었다. 소속팀의 챔피언십 탈출로 올 시즌 처음 밟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열두 경기 만에 넣은 첫 번째 골이었다.
패배의 암운이 드리워진 카디프시티는 김보경의 동점골로 강호 맨유와 2대 2 무승부를 거뒀다. 리그 15위(3승4무5패·승점 13)를 지켜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2만8016명의 홈 관중은 동점골이 터진 순간부터 경기 종료를 알리는 심판의 호각이 울린 후반 추가시간 4분까지 환호하며 김보경의 이름을 연호했다. 관중석을 채우지 못한 서포터스도 언론사 홈페이지 뉴스 게시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인터넷에서 감동의 순간을 함께 했다.
맨유는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리그 4위로 도약할 수 있었다. 2위 리버풀과 3위 첼시(이상 7승3무2패·승점 24)를 승점 1점 차로 추격하고 4위 맨시티(7승1무4패·승점 22)를 5위로 밀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다잡은 승리를 놓치면서 6위(6승3무·3패·승점 21)에 머물렀다.
리버풀과 첼시, 맨시티를 응원하는 현지 서포터스는 SNS에서 “김보경이 맨유를 가로막았다”거나 “김보경은 리그의 빅포(Big4)가 카디프시티에 심은 비장의 무기”라며 치켜세웠다. 김보경의 애칭인 ‘킴보(KimBo)’를 해시태그(트위터에서 관심과 지지를 나타내는 수단)로 걸거나 한국어로 감사와 응원의 인사를 보내는 서포터스도 줄을 이었다. 프리미어리그(@premierleague)와 국제축구연맹(@FIFAcom)의 공식 트위터 계정도 “김보경이 카디프시티의 승점을 지켰다”는 소식을 일제히 전하면서 이들의 환호를 부추겼다.
반면 맨유 서포터스는 참담한 분위기였다. 김보경이 우리나라에서 맨유 출신인 박지성(32·PSV 에인트호벤)의 후계자로 불리는 점을 앞세워 비통한 마음을 토로하는 서포터스도 있었다. 자신을 맨유 서포터스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riyani*****)은 “김보경을 보고 박지성을 떠올렸다. 박지성이 그립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