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인권단체 국제엠네스티가 3일 방영된 KBS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근무중 이상무’를 향해 눈살을 찌푸렸다. 연예인들에게 테이저건(권총형 전자충격기)을 쏘는 모습이 다소 가볍게 다뤄지고 있는 점이 표적이 됐다.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는 4일 공식 트위터에서 “TV에서 모 연예인이 테이저건을 버틴 것을 두고 ‘상남자’라고 하는데요, 미국에서 테이저건 사용으로 10년 간 숨진 사람은 500명에 달하며 심장과 호흡기관계에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까지 있어 논란의 소지가 많은 무기입니다”라고 알렸다.
‘근무 중 이상무’에서는 남자연예인들이 중앙경찰학교를 체험하는 모습을 다뤘다. 여기서 가수 오종혁은 테이저건을 맞은 후 잠시 비명을 질렀다가 벌떡 일어나 네티즌과 일부 매체에서는 그를 ‘상남자’라며 칭찬하고 있다.
해당 실습 장면은 훈련용 테이저건을 통해 전문가와 함께 이뤄져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국제엠네스티의 지적도 비난이라기보다 테이저건을 희화화된 분위기로 담아내 주목해야 할 이면마저 무작정 외면당해선 안 된다는 경계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국제엠네스티는 더욱 구체적인 설명을 위해 지난해 2월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관련 글을 소개하기도 했다.
여기서 국제엠네스티는 심장이나 호흡기관계에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증가될 수 있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수차례, 혹은 지속적으로 테이저건을 쐈다는 제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일례로 지난해 2월 13일 미국 앨라배마주 도선시 소속 경찰관은 비무장에 만취 상태였던 40대 남성에게 최소 2번 이상 테이저건을 발사했다. 이 남성은 충격을 받은 직후 호흡이 멈췄다고 알려졌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2시간도 되지 않아 사망 판정을 받았다.
수잔 리 국제엠네스티 미주 국장은 테이저건으로 촉발돼 사망까지 이른 사건들을 제시하면서 “테이저건에 맞은 충격이 직접적인 사인인 경우는 상대적으로 드물긴 하나, 그로 인한 부작용은 주의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발생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이런 위험을 고려해 테이저건과 같은 제압무기는 언제나 극심한 주의를 기울여 대안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만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