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난 2일 북유럽 강호 노르웨이와의 3차전에서 경기 종료 5분 전까지 접전을 벌이며 선전했다. 비록 한국은 막판 집중력이 무너져 21대 26로 패했지만 노르웨이 핸드볼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주었다.
노르웨이 언론은 “노르웨이가 모벨링겐컵에서 접전 끝에 한국에 간신히 이겼다”며 “한국의 전력이 지난 4월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찬사를 보냈다. 지난 4월 대한핸드볼협회는 노르웨이핸드볼협회와 MOU를 체결했고, 당시 노르웨이에서 두 차례 친선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각각 11점, 8점 차로 한국의 패배. 그러나 이번에 ‘임영철호’가 확 달라진 전력으로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이자 언론과 팬들은 놀라움을 표시했다.
특히 노르웨이핸드볼협회는 모벨링겐컵 기간에 한국과 노르웨이의 여자 핸드볼의 악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한국은 준결승에서 노르웨이와 만났다. 한국은 경기 내내 노르웨이에 우호적인 판정을 내린 스페인 심판 때문에 고전했다. 한국은 27-28로 노르웨이에 끌려가던 종료 6초를 남기고 문필희의 득점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경기 종료 버저와 동시에 노르웨이의 골이 터졌고, 임 감독은 공이 종료 버저가 울린 뒤 들어갔다고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심판진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나중에 생중계 영상을 분석한 결과 노르웨이의 결승골은 경기 종료 뒤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지만 판정은 뒤집히지 않았다.
노르웨이에선 핸드볼이 인기 종목이다. 최정석 대한핸드볼협회 국제팀장은 “모벨링겐컵 기간 내내 3000석 규모의 경기장이 관중으로 꽉 들어찼다”며 “썰렁한 한국 경기장과는 큰 대조를 이뤄 놀라웠다”고 말했다.
최 팀장이 밝힌 에피소드 한 가지. 한국 대표팀은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 입성하기 위해 가르데르모엔 공항에서 독일 뮌헨 공항으로 환승해야 했다. 가르데르모엔 공항에선 1인당 짐이 1개밖에 허용되지 않는다. 옮겨야 할 물품이 많은 한국 선수단은 추가 요금을 내야 했다. 그런데 공항 관계자들이 선전을 펼친 한국 대표팀을 위해 200만원에 달하는 추가 요금을 받지 않고 그냥 통과시켜 줬다.
뮌헨을 거쳐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 입성한 한국 대표팀은 이튿날 오전 훈련을 소화하며 7일 오후 10시 30분에 치르는 유럽 강호 몬테네그로와의 대회 1차전을 준비했다.
베오그라드(세르비아)=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