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몬테네그로 여자 핸드볼 대표팀 감독이 한국 대표팀의 훈련을 염탐하다 딱 걸렸다.
드라간 아드직 몬테네그로 감독은 6일 오후(현지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피오니르 체육관 관중석 상단에 있는 방송실에 혼자 숨어 있었다. 당시 한국 대표팀은 7일 오후 2시 45분(한국시간 7일 오후 10시 45분) 열리는 몬테네그로와의 제21회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 A조 예선 첫 경기를 대비해 마지막 훈련을 하고 있었다.
아드직 감독의 염탐 행위를 적발한 이는 대한핸드볼협회의 강용구 전력 분석관이었다. 강 분석관은 방송실에서 어떤 사람이 한국팀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강 분석관은 최정석 국제팀장과 함께 통제실을 찾아갔다.
둘은 통제실 안에 있는 사람이 아드직 감독임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 최 팀장은 아드직 감독에게 비신사적인 행위를 따지기 위해 통제실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문이 잠겨 있었다. 아드직 감독은 문이 잠긴 통제실 안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최 팀장이 문을 두드리며 “지난해 몬테네그로 여자 핸드볼을 유럽 정상으로 이끈 감독이 이게 무슨 짓이냐”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아드직 감독은 “전화를 하고 있었다”며 오리발을 내밀었다.
강 분석관은 “우리는 프랑스의 전력을 분석하기 위해 최근 직접 프랑스를 찾아 경기를 보며 어렵게 전력을 분석했는데, 몬테네그로 감독처럼 유명한 사람이 이런 야비한 행위를 하다니 믿을 수 없다”며 황당해했다.
최 팀장은 “이대로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며 7일 베오그라드의 팔켄스타이너 호텔서 열린 ‘테크니컬 미팅(감독자 회의) 때 국제핸드볼연맹(IHF)의 고위 관계자에게 공식 항의했다. 한국 측의 항의를 들은 IHF 고위 관계자는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몬테네그로 측에 유감을 표명하는 서한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베오그라드(세르비아)=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