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 위해 울고 웃은 세르비아 청년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 위해 울고 웃은 세르비아 청년

기사승인 2013-12-09 14:30:01

[쿠키 스포츠] 그는 세르비아 고등학생으로 예술을 전공하고 있다. 제21회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각국의 가이드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했고, 한국 대표팀의 가이드가 됐다. 이름은 가가.

가가는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부터 한국 대표팀과 동행하며 각종 편의를 봐 주고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그는 한국 선수들의 매력에 푹 빠졌다.

지난 7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피오니르 체육관에서 열린 한국과 몬테네그로의 A조 첫 경기에서 한국이 22대 24로 패하자 가가는 너무 슬퍼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는 한국 선수들을 위해 스마트폰에 다음과 편지를 썼다.

‘안녕, 한국 선수들과 여러분들. 어제는 슬펐습니다. 솔직히 말해 울지 않으려 했지만 감정이 너무 격했습니다. 여러분은 이기려고 온 게 맞죠? 그러니 어제 일은 모두 잊어 버려요. 여러분은 위대한 팀입니다. 나는 아직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그렇게 한마음이 돼 뛰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여러분은 놀라운 선수들입니다. 나는 여러분을 모르고, 이름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여러분을 내 마음속에 간직할 것이고, 가장 열렬한 팬이 될 겁니다. 이제 가서 승리하세요. 나는 여러분이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나는 여러분을 믿습니다.’

가가는 선수들에게 이 편지를 보내고 싶었지만 전화번호를 몰라 혼자 간직하고 있었다. 가가에게 왜 한국 선수들에게 이런 편지를 썼느냐고 물어봤다.

“한국 팀처럼 서로를 아끼는 팀은 아직 못 봤어요. 마치 자매들처럼 서로 챙겨 주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한국 팀이 남은 경기에서 모두 이겼으면 좋겠어요. 아직 한국에 못 가 봤는데, 기회가 되면 한국에 한번 가 보고 싶어요.”

가가는 이튿날 한국이 네덜란드와의 2차전에서 13골을 합작한 김진이(7골)와 권한나(6골)의 활약을 앞세워 29대 26으로 역전승을 거두자 덩실덩실 춤을 췄다.

베오그라드=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김태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