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교내에 붙은 대자보를 훼손하고 동영상을 촬영해 인터넷에 퍼뜨린 학생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한성대에 재학 중인 임모씨는 지난 16일 4시쯤 자신이 대자보를 찢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을 극우성향 온라인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올렸다. 26초 분량의 이 영상은 SNS 등을 통해 널리 퍼졌고 비난여론이 크게 일었다.
다음날인 17일 임씨는 한성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안녕하십니까. 대자보 찢은 본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글에서 임씨는 자신의 행위를 “소통의 묵살이 아니라 제 목소리를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누군가가 대자보를 붙일 권리가 있다면 그것을 찢을 권리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어떤 대자보를 교내에 붙이면 들어있는 메시지가 한성대를 대표하게 된다. 대표성이 쉽게 얻어지는 것이라면 그것을 부정하는 것 또한 쉽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한성대 내에도 정치적으로 다양한 학우들이 있어 손쉽게 대표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임씨는 글의 전체적 맥락에 반하는 ‘민주주의는 사상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뜻을 함의한 문장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의 얼굴과 실명까지 밝히며 자신의 행위는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임씨는 글에 마지막에서는 “제 멋대로 행동을 했고 저로 인해 피해를 보신 분들께 사과드리며 대자보를 쓰신 분께도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또 “이번 사건은 제 어린나이의 객기로 치부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마무리했다.
해당 글을 본 수십명의 한성대 학생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게시판에 댓글을 달았다. 이들은 ‘난 잘못 없지만 어쨌든 미안하다는 군’, ‘당당하다면서 일베에 글과 영상은 왜 지웠나’, ‘어린나이의 객기에서 웃으면 되나’, ‘얼마나 멍청하면 자신의 행동을 비난하는 격언을 인용할까’ 등으로 임씨를 비판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