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북 정찰총국 공작원에게 기밀 넘긴 사업가 '간첩' 혐의로 영장

檢, 북 정찰총국 공작원에게 기밀 넘긴 사업가 '간첩' 혐의로 영장

기사승인 2013-12-19 19:23:00
[쿠키 사회] 대북사업을 하는 기업인이 중국에서 북한의 대남공작기구인 정찰총국(옛 작전부) 소속 거물급 공작원을 접선해 국가기밀 등을 넘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최성남)와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는 19일 북한과 중국을 오가며 부동산·무역업을 하는 K사 대표 강모(54)씨에 대해 국가보안법상 간첩, 회합·통신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공안 당국은 지난 18일 강씨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동시에 강씨를 체포했다.

강씨는 2009년 3월부터 지난 4월까지 정찰총국 공작원 리호남의 지시를 받고 국산 무선영상 전송 시스템 ‘카이샷’ 기술 정보, 이산가족 400명 안팎의 현황, 민자고속도로 관련 정보 등을 북측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카이샷은 2011년 1월 해군 청해부대가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를 구출한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특수전여단 대원들의 헬멧과 저격수의 총 등에 부착돼 현장 상황을 실시간 전송한 첨단 장비다.

강씨는 중국으로 건너가 리호남을 수차례 직접 접촉해 기밀 자료를 넘기거나 해외에 서버를 둔 이메일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90년대 중반부터 북한을 드나들며 대북 관련 사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간 차원의 이산가족 교류 사업도 진행했다. 공안 당국은 이 과정에서 강씨가 북측에 포섭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오랫동안 강씨를 내사해 왔다고 한다.

강씨가 접선한 리호남은 1997년 이른바 ‘북풍(北風) 공작 사건’ 때도 개입한 인물이다.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소속 대북 공작원으로 ‘흑금성’이란 암호명으로 활동했던 박모씨가 리호남에게 군사교범 등을 넘겨줬다가 2010년 구속기소돼 징역 6년이 확정되기도 했다.

공안 당국에 따르면 리호남은 90년 김일성종합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했으며, 대남 정보수집 활동 공로를 인정받아 98년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다.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참사, ‘민족화해협력위원회’ 참사 등의 직함으로도 활동했다. 최근 처형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라인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문동성 기자 blue51@kmib.co.kr
지호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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