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회장은 오전 10시 검은색 그랜저 승용차를 타고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현관에 도착했다. 한 시간 전부터 모여 있던 기업어음(CP) 피해자 30여명이 “현재현이 왔다”며 순식간에 차량을 에워쌌다.
피해자들은 “현재현을 구속하라”는 구호를 연달아 외쳤고, “이 XX야, 내 돈 내놔라” 등의 욕설도 쏟아졌다. 날계란 몇 개가 차량으로 날아들었다. 일부 여성들은 오열하며 현 회장이 앉은 차량 뒷좌석 문을 열려고 시도하면서 창문을 주먹으로 내리치고 옆문을 발로 찼다.
동양 측 인사는 “검찰 방호원들은 뭐 하는 거야”라고 고함을 쳤다. 현 회장은 문을 잠근 채 5분여간 차량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이후 검찰 방호 인력과 수행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차에서 내렸지만 피해자들이 현 회장을 향해 달려들면서 현장은 ‘통제 불능’ 상태가 됐다.
현 회장은 이리저리 떠밀리다가 안경이 벗겨졌다. 피해자들은 들고 있던 나무 피켓으로 현 회장을 때렸고, 한 여성은 종이를 말아 현 회장 머리를 내리쳤다. 힘겹게 청사 안으로 진입한 현 회장의 오른쪽 이마 부근은 상처가 생겨 피가 맺혀 있었다. 첫 소환 때 “투자자들께 대단히 죄송하다”고 했던 현 회장은 이번엔 아무 말 없이 굳은 표정으로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지난 16일과 17일 이틀 연속 현 회장을 조사한 데 이어 이날 세 번째로 소환했다. 검찰은 조만간 현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