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자국 축구협회(FA)컵에서 조기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다른 컵대회인 캐피털원컵의 결승 길목에서 맨유를 기다리는 기성용(25)과 지동원(23·이상 선덜랜드)에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맨유는 6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FA컵 64강전에서 스완지시티에 1대 2로 무릎을 꿇었다. 경기 종반 수비가 급격하게 무너지면서 패배를 자초했다. 베테랑 수비수 리오 퍼디낸드(36)는 후반 31분 부상으로 빠졌고, 대신 그라운드를 밟은 수비수 파비우 다 실바(24·브라질)는 거친 반칙으로 4분 만에 퇴장을 당했다.
스완지시티는 파비우의 퇴장으로 생긴 맨유의 오른쪽 빈틈을 공략해 승부를 갈랐다. 후반 45분 미드필더 웨인 라우틀리지(29)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는 공격수 윌프리드 보니(26·코트디부아르)의 머리를 맞고 맨유의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맨유의 FA컵 조기 탈락은 오는 9일과 23일 캐피털원컵 준결승 1·2차전에서 기다리는 선덜랜드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맨유가 FA컵으로 분산한 전력을 캐피털원컵으로 모아 파상공세를 벌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부상을 털고 복귀를 예고한 맨유의 간판 공격수 로빈 판 페르시(31·네덜란드)가 캐피털원컵에서 합류하면 선덜랜드의 결승 진출 가능성은 더 희박해진다.
맨유의 데이비드 모예스(51) 감독도 올 시즌 계속된 부진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의 우승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 개의 우승컵을 안전하게 확보하고 서포터스의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선덜랜드를 희생양으로 삼을 공산이 크다.
맨유 서포터스는 FA컵 탈락을 확정한 이날도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레드카페’로 몰려 모예스 감독의 퇴진을 촉구하며 분노를 쏟았다. 이들은 “맨유는 캐피털원컵까지 탈락하면 무관 확정”이라거나 “모예스는 캐피털원컵 4강전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한편 기성용과 지동원은 이날 홈구장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칼라일 유나이티드와의 FA컵 64강전에서 경기 시작부터 후반 18분 동시에 교체될 때까지 63분간 나란히 그라운드를 누비며 3대 1 승리를 이끌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