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뉴멕시코주 로즈웰의 베렌도 중학교 체육관에서 이 학교 7학년생인 소년이 급우 2명에게 차례로 총을 쏴 중상을 입혔다.
총성을 들은 사회 교사 존 매터슨은 지체없이 사건 현장으로 달려갔다. 피가 흥건한 현장을 보고 충격을 받았지만 매터슨 교사는 20구경 샷건을 든 소년을 똑바로 쳐다보며 “얘야, 총을 내려놓으렴”이라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겁에 질리고 흥분한 상태의 소년은 총구를 매터슨에게 겨눴다.
그러나 이내 총을 바닥에 내려놓더니 얌전히 양팔을 머리 위로 올렸다. 미국 언론은 매터슨의 영웅적인 행동이 더 큰 참사를 막았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로즈웰 교육청 톰 버리스 교육감은 “그의 용기 덕에 단 10초 만에 상황이 진정됐다”며 찬사를 보냈다. 수사나 마르티네스 주지사는 기자 회견에서 “매터슨은 영웅”이라면서 “그가 아니었다면 더 많은 희생자가 나왔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10년째 베렌도 중학교에 재직하면서 사회 과목 뿐 아니라 육상과 축구도 지도하는 매터슨은 “나 혼자가 아니었다. 현장에 있던 모든 교사와 직원들이 함께 한 일”이라며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마침 학교에 자녀를 데려다 주러 왔던 경찰관 한 명의 재빠른 대응도 한몫했다고 전했다. 학교에 아이를 태우고 왔던 경찰관 개리 스미스는 총격이 벌어진 곳에서 떨어진 학교 정문 근처에서 총성을 듣자 체육관으로 달려갔다. 피트 카세타스 뉴멕시코주 경찰청장은 “경찰관이기에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범행 동기를 수사하는 당국은 범인이 급우들에게 총격을 벌일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귀띔했다는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그가 몇몇 급우들에게 “오늘 학교 가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범인의 학교 사물함과 집을 샅샅이 수색하는 등 범행 동기와 총기 입수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단서는 찾지 못했다. 범인이 쏜 총탄에 얼굴과 목을 맞은 남학생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이며 어깨에 탄환 한발을 맞은 여학생은 다소 호전됐다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워싱턴=국민일보 쿠키뉴스 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