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말을 믿어 카드 재발급 문의에 은행 북새통 '업무마비'

누구 말을 믿어 카드 재발급 문의에 은행 북새통 '업무마비'

기사승인 2014-01-20 20:01:00

[쿠키 경제]20일 오후 KB국민은행 서울 명동영업점은 사실상 업무 마비상태였다. 주말 동안 자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을 확인한 고객들이 신용카드를 해지하거나 재발급받기 위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입출금업무와 카드 발급 및 해지 업무를 담당하는 창구의 대기인원은 오후 1시 8분 현재 73명이었다.

직원들은 ‘안내문’을 나눠주며 카드번호, 유효기간, CVC(카드 뒷면의 3자리 숫자), 비밀번호 등 중요정보가 유출되지 않아 굳이 카드를 재발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비밀번호와 결제계좌 등도 변경할 필요 없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이 말에 수긍하고 발길을 돌린 고객은 한 사람도 없었다. 오히려 누구 말을 믿어야 하는 거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직원의 안내에 “금융당국은 비밀번호도 변경하고 카드도 재발급하라고 권유하는데 은행에서는 왜 안전하다고만 하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고객들의 불편도 이어졌다. 카드재발급 신청 폭주가 예상됐지만 특별 창구는 마련되지 않았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카드 재발급을 받으러 왔던 여성 두 명은 1시간 30분이 넘어서야 업무를 마치고 곧바로 사무실로 뛰어갔다. 40분 넘도록 기다린 한 고객은 “도대체 언제 차례가 오냐”며 직원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은행 직원은 “카드 재발급에 고객 한 분당 5~10분 정도 걸린다”고만 답변했다. 앞에 대기 인원이 10명만 있어도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고객 문의가 몰리면서 고객상담센터 전화가 먹통이 되고 인터넷 개인정보유출 확인 홈페이지엔 접속이 지연됐다. 롯데카드 홈페이지는 이날 수차례 걸쳐 접속 장애 현상을 보였다. 또 ‘1588’로 시작되는 카드 3사의 고객 센터에 전화가 폭주하면서 KT의 전국번호 회선인 1588 번호 전체가 한때 먹통이 되기도 했다. 20일 오후 12시 기준으로 국민카드에서 개인정보유출 여부를 확인한 건수는 198만건, 롯데카드 138만건, 농협은 50만건이었다. 재발급 신청은 국민카드 3만4000건, 롯데카드 3만2500건, 농협 8만8200건에 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박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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