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는 2012년 5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에 입사한 뒤 애프터서비스 기사 20여명을 관리·감독했다. 평소 하루 10시간 넘게 일했고 불만을 토로하는 고객들을 응대했다. 같은 해 12월 삼성전자 휴대전화 액정이 잘 깨지고 교체 비용이 비싸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평소보다 많은 상담 업무를 처리해야 했다. 센터에서 고성을 지르거나 욕설하는 고객도 늘었다.
정씨는 삼성전자서비스가 매분기 진행하는 협력업체별 서비스 평가도 신경 써야 했다.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지 않으려고 12월 11일부터 추가 업무를 하며 애프터서비스 기사들을 독려했다. 업무 시작은 오전 9시에서 오전 7시30분으로 당겨졌다. 대선 투표일이던 19일에도 오전부터 출근해 일하다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사망했다.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를 인정하지 않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정씨가 관리팀장으로 큰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업무 때문에 정씨의 고혈압이 악화돼 사망에 이른 점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