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이제 전성기가 다가온다.”
전남의 태국 방콕 전지훈련지에 참가 중인 프로 4년 차 이종호(22)는 자신감에 넘쳐 있다. 2011년 우선지명으로 전남 입단 후 2012년부터 두 시즌 연속 팀 내 최다 득점과 최다 공격 포인트를 올린 그는 공격수로서 성장을 거듭해왔다. 지난 시즌 6골 4도움을 기록하며 지난달 ‘이광종호’에도 승선한 그는 이란 전지훈련 중 이란 U-22 대표팀과 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아시아축구연맹(AFC) U-22 선수권대회 활약이 기대됐다. 하지만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귀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으며 아쉬움을 달랜 이종호는 10여 일간의 휴식 후 2014 시즌 위해 다시 운동화 끈을 동여맸다.
전남 유스 출신인 이종호는 “어릴 적부터 전남 입단을 꿈꾸며 훈련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종호의 부친은 구단의 초대 영양사로서 전남과는 남다른 인연이 있다. 전남의 두 차례 FA컵 우승(2006년.2007년)을 서포터스석에서 지켜본 그는 이제는 자신이 느낀 희열을 후배들에게도 주고 싶어한다. 이종호는 “내가 동경하고 지켜보던 선수들이 이제 코치님 또는 동료, 상대팀으로 만나 영광스럽고 감회가 새롭다”며 “내 기억 속에는 언제나 캐논 슈터로 남아있는 노상래 코치님이 나의 멘토”라고 전했다. 이어 “솔직히 전남하면 노상래가 떠오르듯이 전남에 이종호의 이름을 새기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종호는 데뷔한 지 불과 3시즌 동안 86경기를 소화하며 올 시즌 100경기 출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만일 원클럽맨으로 선수생활을 이어간다면 전남에서 11시즌 동안 250경기에 출전하며 구단 최다경기 기록을 보유한 김태영 현 대표팀 코치도 넘어설 수 있다. 과거 프랑스 AS 낭시 입단 테스트에서 고배를 마시기도 한 이종호는 “큰 무대에 대한 도전과 욕심은 있지만 꼭 은퇴는 전남에서 하고 싶다”며 고향 팀에 대한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이종호의 플레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거칠고 저돌적인 루니와 많이 닮았다. 이미 명실상부한 전남 에이스 자리를 차지했지만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와의 경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올 시즌 전남은 스테보, 레안드리뉴, 크리즈만 등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부진한 득점력 증대를 꾀하고 있다.
이종호는 “나 역시 3년간 발전하고 있다. 딱히 걱정되거나 뒤처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쟁과 공존 속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며 팀에 최대한 보탬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호는 지난 25일 태국 프리미어리그 송크 ! 와의 친선경기에서도 추가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내비쳤다. 올 시즌 두 자릿수 득점과 공격포인트 20개를 개인 목표로 삼은 이종호는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FA컵은 무조건 우승이다. 정규리그도 6위 이상을 바란다. 다른 팀이 얕보지 않게 할 것”이라며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마지막으로 “오는 9월 인천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희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