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 주인공이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통진당에선 ‘음모론’ 일베에선 ‘색깔론’

‘겨울왕국’ 주인공이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통진당에선 ‘음모론’ 일베에선 ‘색깔론’

기사승인 2014-01-27 17:50:01

[쿠키 사회] 영화 변호인에 이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겨울왕국의 주인공인 ‘엘사’와 박근혜 대통령의 살아온 길이 흡사하다는 것인데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와 통합진보당 당원 게시판에 각각 해당 글이 올랐다.

지난 20일 한 일베 회원은 ‘엘사여왕=레이디가카 스토리가 노무노무 똑같다’라는 제목으로 비교 사진과 함께 글을 게재했다. 이 회원은 “이 애니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생각난다”면서 “하이라이트인 ‘Let it go’ 무비를 보면 거의 100% 확신이 들 정도다. 박 대통령을 위한 노래다. 현재 상황과 완전히 똑같다”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30여분 뒤 통합진보당 당원게시판에 ‘선거를 앞둔 미묘한 시기 디즈니 겨울왕국이 개봉했다’라는 제목의 긴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은 19일 보수성향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겨울왕국’ 게시판에 먼저 올랐다.

글 작성자는 “변호인과 겨울왕국은 진보와 친미보수의 싸움”이라며 “변호인이 천만관객을 넘긴 이 시점에 겨울왕국이 박스오피스 1위를 빼앗은 것이 달갑지 않다.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서 변호인 견제령이라도 떨어진 것일까”라는 음모론을 꺼냈다.

그는 이어 “겨울왕국의 여왕이자 주인공 엘사의 모습이 박근혜 대통령과 너무 닮아있어 불편했다”면서 “극중에서 엘사는 부모를 난파사고로 잃는다. 박 대통령도 부모가 암살당하는 일을 겪었다. 3년 뒤 엘사는 여왕이 된다. 30년이 지나 박 대통령도 국가권력기관을 총동원해 대통령에 오른다. 엘사는 파티장에서 자신도 모르게 마법을 써 국민들을 놀라게 한 뒤 북쪽산으로 떠난다. 박 대통령도 자신도 모르게 부정적인 방법으로 대통령이 돼 국민들을 놀라게 한 뒤 값비싼 한복을 입고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고 적었다.

이후 이 글은 수차례 일베에 소개됐고 일베 회원들은 처음엔 ‘과대망상’ ‘정신병’이라고 조롱했다. 하지만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자 오히려 살을 덧붙이기 시작했다.


27일 정치 게시판에 글을 작성한 한 일베 회원은 “이 애니를 보면 노무노무 레이디 가카(박 대통령)가 생각이 난다”면서 “공주로 태어난 엘사는 어머니와 아버지로부터 늘 착한 아이로 살아야 한다고 가르침을 받는다. 이는 원조 가카(박정희 전 대통령)의 엄한 가르침과 같다”고 적었다.

이어 “어머니·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엘사마저 사라져버리니 세상은 온통 얼어붙는다. 이는 좌빨들이 점령한 세상을 의미한다. 김대중·노무현이 만들어놓은 종북 세상을 의미한다. 레이디 가카는 그저 원칙을 지켰을 뿐인데, 왜 종북 좌빨들이 비명들을 지르는 거노”라면서 색깔론을 들이밀었다.

이러한 정치적 해석에 대해 일베에선 두 가지 반응이 나타났다. 일베에서 ‘정게 할배’라고 불리는 30대 이상 회원들은 적극적으로 호응한 반면 비교적 최근 일베를 시작한 젊은 회원들은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 결국 해당 게시글은 일간베스트(인기)게시판에 등록됐다가 내려갔다.

앞서 언급한 회원들은 “아주 훌륭한 해석이다” “애국 보수는 겨울여왕으로 뭉치자” “이 애니 보고 애국하자. 벼노인(변호인) 엿 먹이기 좋은 호재다”라는 글을 계속해서 생산한 반면 다수 회원들은 “이건 정신병 수준이다” “정게 할배들아, 이건 아니잖아” “너무 나갔다” “일베가 사이비 종교 수준이 됐네”라는 댓글을 달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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