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고, 그리운 정치인들… 여권 핵심인사들이 가슴에 담아 둔 사람은 누구?

존경하고, 그리운 정치인들… 여권 핵심인사들이 가슴에 담아 둔 사람은 누구?

기사승인 2014-01-29 20:03:00
[쿠키 정치] 여권의 대권·당권 주자들이 최근 공·사석에서 자주 언급하는 국내외 정치인들이 있다. 존경하는 인물도 있고, 그리움의 대상도 있다. 자신이 지금 안고 있는 정치적 문제들을 먼저 풀어 간 벤치마킹의 대상도 있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29일 “여권 인사들이 자주 언급하는 국내외 정치인들을 보면 그들의 고민과 정치적 지향점을 엿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서청원 의원의 김동영 전 정무장관

서 의원은 “김동영 선배가 살아 계셨다면 찾아 뵙고 여쭤볼 게 많은데, 많이 그립다”고 토로한다. 김 전 장관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최측근 가신이다. 최형우 전 내무장관과 함께 YS의 ‘좌(左)동영, 우(右)형우’로 불렸다. YS의 대통령 당선을 못 보고 1991년 8월 암투병 끝에 숨졌다.

4선 의원이었던 김 전 장관은 소통의 달인이었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민정계·민주계·공화계의 단합을 위해 병을 숨기고 폭탄주를 불사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끌던 야당과도 낮에는 싸웠지만 밤에는 속내를 털어놓으며 협상했다.

김 전 장관은 서 의원의 대선배다. 서 의원은 김 전 장관을 “후배들한테 자기 것을 아낌없이 주고 사심이 없었던 선배”로 기억한다.

1981년 처음으로 금배지를 달았던 서 의원은 33년이 지난 지금 7선으로 국회 최다선 의원이 됐다. 고민이 있을 때 의지하며 상의할 수 있는 선배가 없는 처지다. 서 의원은 여야 정치 복원을 꿈꾸며 새누리당 대표 출마를 검토 중이다. 그래서 여야 구분 없이 흉금을 털어 놓으며 소통했던 김 전 장관이 더욱 그리운 건지 모를 일이다. 서 의원 자신도 154명에 달하는 새누리당 후배 의원들에게 김 전 장관처럼 사심 없는 선배로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는 듯 하다.

김무성 의원의 넬슨 만델라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5일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95세 일기로 타계했을 때 “가슴이 먹먹하다”면서 “나의 정치인생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주저 없이 만델라 전 대통령을 꼽는다. 이유를 물어보니 “화해와 용서, 통합의 정치인이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김 의원은 정치 현안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펼칠 때도 만델라 전 대통령의 얘기를 꺼내는 경우가 많다. 남아공 백인 정권의 흑백차별에 맞서다 27년 동안 옥살이를 했으면서도 대통령이 된 뒤 잘못을 고백한 백인을 사면한 화해의 리더십이 한국 정치에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보수·진보 간 끝없는 이념 대결로 갈라진 우리 사회도 서로 화해하고 잘못을 용서하면 통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이나 공천학살을 당했던 김 의원이 “과거의 일은 다 잊었다”고 말할 때 만델라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엿보인다. 청와대·친박 주류와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그가 만델라 전 대통령의 화해와 용서를 강조하는 것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그는 만델라 리더십을 꿈꾸며 8월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정몽준 의원과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정 의원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선친인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다. 하지만 최근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을 언급하는 사례가 늘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정 의원은 지난 27일 블룸버그 전 시장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이들은 미국 존스홉킨스대 동문이다. 경제전문통신사 ‘블룸버그’ 창업자인 블룸버그 전 시장은 재산이 270억 달러(29조2000억원)에 달하는 세계 13위 부자다. 그런 그가 미국 최대 도시 뉴욕시장에 3번이나 당선됐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로 재산이 1조9000억원인 정 의원은 지금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주식백지신탁 문제가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얘기도 끊이질 않는다. 정 의원은 자신보다 15배나 재산이 많은 사람이 뉴욕시장을 하는데 전혀 논란이 되지 않는 미국의 정치풍토가 부러울 수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닮은 꼴도 화제다. 1966년과 1970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했던 레이건 전 대통령은 공화당의 3선 출마 요구를 뿌리치고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한 번의 실패를 겪은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80년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고, 연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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