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IT]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음란물이 판을 치고 있다. 대체로 성인용품 판매 사이트 홍보이거나 성매매를 노린 계정인데 누구나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 공간에 여성의 성기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사진이 오르내리는데도 단속의 손길은 멀기만 한 형편이다.
4일 인터넷 유명 커뮤니티에는 ‘요즘 뜨는 페북, 자취방 언니라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높은 인기를 끌었다.
글에는 ‘자취방 언니’라는 제목으로 된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 주소가 담겨 있었다. 자취방 언니 트위터에는 성매매를 암시하는 설명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이 올라와 있다.
사진에는 긴 머리에 화장을 진하게 한 여성이 아슬아슬하게 노출한 가슴 위에 ‘자취방 언니’라는 글을 쓰고 찍거나 속옷을 노출한 장면 등이 버젓이 게시돼 있다.
페이스북도 가관이다. 제목에 ‘19금’(19세 미만 금지)이라고 적혀 있을 뿐 주소만 알면 누구나 접속이 가능하다.
페이스북에는 ‘자취방 언니’라는 글귀가 적힌 메모장을 다리 위에 올려놓거나 가슴 위에 놓고 찍은 사진 등으로 꾸며져 있다. 사진에는 ‘서울 18살 ~양의 제보 사진’이라는 식의 설명이 적혀 있어 마치 누군가 보내온 사진처럼 돼있다. 하지만 게시물마다에는 정체불명의 최음제나 발기부전제를 판매하는 인터넷 사이트 링크가 걸려 있다. 누군가 사이트 홍보를 위해 음란 사진을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들이 주로 모이는 커뮤니티에서는 “예전에는 그래도 거실에 컴퓨터를 놓고 감시할 수 있었는데, 이제 스마트폰이 있으니 아이들이 몰래 어디에서 접속해도 알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하소연과 “지난해 8월부터 음란 트위터가 개설됐는데도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니, 답답하다”는 불만이 이어졌다.
자취방 그녀 뿐만 아니다.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트위터와 페이스북에는 음란물 천지다. ‘조건’이나 ‘중딩’ ‘고딩’과 같은 검색어를 넣고 약간의 클릭만 하면 어렵지 않게 음란물을 찾을 수 있다. 최근에는 여중생이라고 밝힌 네티즌이 트위터에 음란 사진을 수십장을 올려 인터넷이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음란물이 판쳐도 현행법이나 현행 단속망으로는 원천봉쇄가 어렵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경우 음란물 신고가 접수되면 일단 접속 차단을 하지만 모든 음란 계정을 일일이 차단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에 따르면 아이피를 우회해 접속을 도와주는 서비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여기에 해외 서버를 둔 경우 우리 경찰이 음란물을 발견했다고 해도 미국에 공조수사를 요청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대처하기란 쉽지 않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