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자회사·협력업체 직원들이 대출금 2800억 횡령

KT 자회사·협력업체 직원들이 대출금 2800억 횡령

기사승인 2014-02-06 19: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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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KT 자회사인 KT ENS 및 협력업체 직원들이 시중·저축은행 10곳으로부터 대출금 2800억원을 빼돌렸다가 당국에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6일 KT ENS의 직원 A씨와 이 회사에 물건을 납품한 N사의 직원들이 지난 수년간 가공의 매출채권을 은행들에 담보로 제공한 뒤 2800억원 상당의 대출금을 가로챘다고 밝혔다. 금융사별 피해규모는 하나·농협·국민은행 3개 시중은행이 총 2000억원, 10개 저축은행이 800억원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A씨는 협력업체 N사와의 거래를 통해 발생한 매출채권을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긴 뒤 SPC가 이를 담보로 빌린 대출금 중 2800억원을 빼돌렸다. N사는 삼성전자로부터 구입한 휴대전화를 KT ENS에 납품해왔다. SPC가 대출을 받기 위해 담보로 은행에 제공한 매출채권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가짜였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박세춘 금감원 부원장보는 “이들 피해 금융회사는 2008년 첫 대출 이후 상당 기간 KT ENS 등 업체들과 정상 거래가 이뤄진데다 대출 서류에 별다른 문제가 없어 대출사기를 의심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사기가 발생한 정확한 시점은 현재 조사중이며 사기행각은 지난달까지 이어졌다고 금감원은 덧붙였다.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운영중인 ‘저축은행 여신상시감시시스템’에서 B저축은행이 취급한 대출이 한도 초과가 된 사실을 적발한 뒤 서면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대출 사기 혐의를 적발했다.

금감원은 “이번에 문제가 된 은행과 저축은행에 대해 검사를 진행 중이며 여신심사 소홀 등이 확인되면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또 N사 외 다른 협력업체 직원들도 대출사기에 연루된지 여부를 조사중이다.

한편 KT ENS는 이날 “A씨는 영업 등 현장업무를 주로 한 일반 사원이며 이날 오전까지 대출 사기가 발생한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해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은행들로부터 아직 피해규모를 통보받지 못해 정확한 상황은 알수 없다”고 말했다. A씨는 6일 KT ENS로부터 고발된 뒤 경찰에 자진출두해 조사를 받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손병호 기자 swkoh@kmib.co.kr

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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