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하루 7개의 알바를 뛰며 4억원의 빚을 다 갚아 ‘알바왕’으로 불린 이종룡씨가 별세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이씨가 대장암으로 별세했다는 내용이 올라와 확산되면서 진위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사실 확인을 위해 국민일보 쿠키뉴스가 전화 취재를 한 결과 이씨는 대장암으로 투병생활을 하다 2013년을 전후로 유명을 달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의 유가족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정확한 사망일을 확인할 순 없었다.
이씨의 사연을 담은 ‘3억5000만 원의 전쟁’을 펴낸 출판사의 한 관계자는 7일 “인세와 관련해 상의할 것이 있어 이씨에게 전화를 했다가 그의 아들로부터 대장암으로 별세한 이씨의 소식을 들었다”면서 “연락처를 알려줘도 되는 지 인터넷 메일로 물었으나 (아들이) 인터뷰를 원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가 알바를 했던 사업장의 사장들도 “2012년 중순 이종명씨가 일을 갑작스럽게 그만 뒀고 이후 그를 보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씨는 한때 월 소득 3000만원의 잘나가는 시계방 사장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불어 닥친 외환위기로 벌여놓은 사업들이 부도났고 이후 ‘한 방’을 노리고 빚을 내 투자하다 결국 4억원의 어마어마한 빚더미를 안게 됐다.
이후 잠시 처지를 비관해 방황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린 이씨는 목욕탕 청소, 찜질방 청소, 떡 배달, 신문 배달, 학원차량 운영, 폐지 줍기 등 하루 7개의 알바를 돌며 500만원이 넘는 월수입을 올렸다. 그렇게 하루 겨우 2시간 남짓한 쪽잠을 자며 13년을 버텨 2008년 마침내 빚을 다 갚았고 이 사연으로 여러 방송에 출연해 잠시 유명세를 탔다.
모든 빚을 청산한 이씨는 돈을 쉽게 생각했던 과거를 반성하는 의미에서 여러 개의 알바를 뛰는 생활을 유지했고 2009년 자서전 격인 ‘3억5000만 원의 전쟁’을 출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