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민주당 서울시장도 고민 "경선 대항마가 없네""

"[기획] 민주당 서울시장도 고민 "경선 대항마가 없네""

기사승인 2014-02-07 22:30:01
[쿠키 정치] 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은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를 통틀어 차기 시장 후보군 중 부동의 1위다. 하지만 쫓기는 입장이다. 야권은 새누리당이 정몽준 의원과 이혜훈 최고위원, 김황식 전 국무총리 간 경선 카드로 흥행 몰이에 나설 경우 이에 맞설 흥행 카드가 별로 없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이다. 3월에 창당하는 안철수 신당이 끝까지 독자 후보를 고수해 3자 구도가 되면 판세는 더욱 꼬인다.

민주당, 경선 대항마가 없네…이벤트 고심

민주당에서 당내 경선을 실시할 가능성은 현재까지 낮다. 2010년 서울시장 경선에 나섰던 추미애 박영선 이인영 의원 등이 후보군이지만 현재로선 나서는 사람이 없다.

노웅래 사무총장은 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선이 원칙이지만 아직 하겠다는 분들은 없다”며 “인위적으로 경선을 만들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이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상황에서 당내 경선을 하더라도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문제는 여당의 빅매치를 지켜만 보다가는 판세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어차피 한 자릿수 초방빅 지지율 싸움인 만큼 정권심판 및 견제론을 뛰어넘는 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 깊이 관여했던 민주당 한 의원은 “정 의원이나 김 전 총리 중 누가 새누리당 후보가 되더라도 나경원 전 후보 때보다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서울을 포함한 전국적인 단일화 이벤트를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당위원장인 오영식 의원은 “박 시장의 시정 성과와 장점, 주요정책 등을 어떻게 국민들에게 잘 알릴 수 있을지에 대한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예상되는 네거티브 공격에 대한 대책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 새누리당보다 우선 안철수 신당이 부담

박 시장은 새누리당을 어떻게 견제하느냐도 고민이지만 안철수 신당을 어떻게 컨트롤하느냐가 최대 과제다. 신당이 독자후보를 내고 끝까지 완주하는 게 최악의 시나리오다. ‘3자 구도=필패’라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누가 양보하느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박 시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안철수 신당에서 후보를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반면 신당은 “서울시장 후보를 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박 시장 측은 내심 조기에 야권단일후보로 확정되고, 현역 시장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세몰이에 나서길 원하는 눈치다. 하지만 신당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는 게 고민이다.

박 시장의 핵심 측근은 “우리 생각보다는 신당 쪽 의사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만일 경선을 한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야권통합경선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 신당으로부터 아름다운 양보를 이끌어내야 새누리당 후보와 제대로 붙어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내던 안내던 다 문제

안 의원은 17곳의 광역단체장을 전부 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 이계안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이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 되지만 안 의원이 직접 출마하지 않는 한 신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현재까진 매우 낮다.

독자 후보를 내면 야권의 표가 갈리면서 서울시장 야권 패배의 책임론에 시달릴 것이고, 독자 후보를 내지 않으면 신당의 동력이 떨어진다. 지방선거의 꽃이자 최대 격전지인 서울을 포기하는 것에 대한 내부 반발도 거셀 전망이다.

박 시장과의 관계도 안 의원의 선택에 달려있다. 독자 후보를 내서 박 시장이 재선에 실패하거나 독자 후보를 냈음에도 박 시장이 당선될 경우 둘 사이의 정치적 밀월 관계는 사실상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가면 신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단일화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여론이 더욱 첨예하게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대 대선 때처럼 단일화 논쟁에 휘말릴 경우 새정치 깃발 자체가 가려질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새정추 한 관계자는 “모든 게 딜레마”라며 “안 의원이 ‘국익과 민생을 위한 협력·연대는 하겠다’고 말한 것에 답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김아진 기자 eom@kmib.co.kr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엄기영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