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드디어 한국에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첫 금빛 소식이 들려왔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세계랭킹 1위)가 1,2차 레이스 합계 74초70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5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화의 이번 올림픽 성적을 자세히 보면 더욱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전날 열린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금메달을 딴 미셜 뮬러(네덜란드)의 1,2차 레이스 합계 기록은 69초31이었다. 은메달 주인공인 요한네스 스미켄스(네덜란드)는 69.32, 동메달을 목에 건 로날드 뮬러(네덜란드)는 69.46이다.
1위와 2위의 기록 차이가 0.01초, 2위와 3위는 0.14초, 1위와 3위의 차이가 0.15초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차이로 금·은·동메달의 주인공이 결정되는 건 각국의 최고들이 모여 경쟁하는 올림픽 무대에서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상화는 이런 당연함을 비웃어 버린다.
이상화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한 올가 파트쿨리나(러시아)의 기록은 1,2차 레이스 합계 75초06이다. 또 동메달의 주인공인 마고 보어(네덜란드)는 75초48이다. 이상화와 파트쿨리나의 차이는 0.36초, 파트쿨리나와 보어는 0.42초, 이상화와 보어는 0.78초다.
파트쿨리나와의 0.36초 격차는 역대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1, 2위 간의 최다 격차 기록이다.
스피드스케이팅 기록에서 0.15초 차이는 거리로 약 2m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상화는 파트쿨리나를 4m, 보어를 10m 이상 떨어뜨렸다는 결론이 나온다. 10m는 레이스에서 상대적으로 개인최고 기록이 떨어져 먼저 경기에 나서는 10개조 선수들과 이후에 나서는 우수 기록 그룹 선수들 간의 차이 수준이다.
결국 이상화는 동메달을 딴 선수와 비교해도 ‘급이 다른’ 스프린터인 셈이다.
이상화는 시합이 끝난 후 “해냈다. 지켜봐주셔서 감사하다”며 “1000m가 남았으니 응원 많이 해달라”고 인사를 건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