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당시 후보 단일화 파트너였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12일 CBS 라디오에 나와 “아직 신당이 창당도 안 된 상태에서 연대를 말하는 건 좀 때가 이르다”며 “(각 진영의) 후보군들이 정리가 되면 국민 여론을 존중하면서 (안 의원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자 구도상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줄 가능성이 큰 수도권·영남·충청 등에서는 야권 단일 후보를 내고, 호남에서만 경쟁하는 ‘유연한 연대’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논의를 위해 필요하면 안 의원을 직접 만나겠다고 했다. 또 “아직 새정치 내용을 잘 모르겠고, 선거 후보군도 기존 민주당과 별 차이가 없다”고 비판하면서도 “안 의원 존재 자체가 신선하고 새롭고, 국민 열망이나 염원이 크다”고 높게 평가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의원의 ‘새정치 3대 가치’는 민주당과 하등 다를 것이 없다”면서도 “제 살 깎기 경쟁을 할 때가 아니라 힘을 합치는 노력이 필요할 때라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방선거를 겨냥한 듯 “박근혜정부의 무책임, 무능의 견제이고 중간평가이니 힘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판과 구애를 동시에 구사해 연대를 압박하는 민주당의 정치 패턴은 대선 때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당시에도 민주당은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 ‘내용 없는 혁신’을 강조하며 단일화를 요구했었다. 정치권 한 인사는 “최근 양쪽이 벌이고 있는 ‘서울시의원 빼가기’ 논란도 지도부가 앞장 선 민주당의 공세로 볼 수 있다”며 “지금은 국민이 단일화를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런 네거티브 압박전이 성공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