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신임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내정된 새누리당 이주영(4선·경남 마산·사진) 의원이 과거 “박근혜 당선하면 장관 등 어떤 임명직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선언의 취지가 국민들에게 ‘권력을 잡더라도 요직에 욕심내지 않겠다’는 진정성을 보여주겠다는 것이어서 ‘말 뒤집기’ 논란이 예상된다.
이 선언은 2012년 10월 11일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김무성 선대위 총괄본부장에서 시작됐다. 김 본부장이 “백의종군의 연장선에서 정권을 잡게 되더라도 어떤 임명직도 맡지 않겠다”고 밝힌 후 측근 인사들의 후속 선언이 이어진 것이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하루 뒤인 12일 이주영 특보단장, 서병수 당무조정본부장, 유정복 직능본부장, 홍문종 조직본부장, 이학재 비서실 부실장 등이 김 본부장의 뜻에 동참했다.
특보단장이었던 이 의원은 “정권을 잡더라도 임명직 주요 공직을 맡지 않겠다는 김 본부장의 백의종군 선언에 우리도 동참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정권을 잡은 후에도 선대위에 몸담았다는 것을 이용할 생각이 없다. 그런 진정성을 가지고 박 후보의 당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1997년 15대 대선 직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권노갑·한화갑 전 의원 등 동교동계 핵심인사 7명이 ‘대통령 측근 정치’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임명직에 나서지 않겠다’고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것과 비교됐다.
청와대는 12일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의 후임으로 이 의원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의 퇴임식 이후 약 다섯 시간 만에 발표된 인사다.
2012년 박근혜 대선 캠프 대선기획단장과 특보단장을 지낸 이 의원은 현재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