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이 경기 중 방송카메라가 앞에 있는 상황에서 선수에게 모독성 질책을 가해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의 장면은 1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모비스와 안양 KGC의 경기 4쿼터 종료 3분39초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나왔다. 유 감독은 팀이 77대64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작전타임을 불렀다.
유 감독은 다른 선수를 가리키며 포워드 함지훈 선수에게 “너 얘랑 바꿀 때 스위치 얘기 했어, 안 했어?”라고 혼냈고, 함 선수가 무슨 말을 하자 “뭐,
했어, 안 했어?”라고 되물은 후 “야, 테이프 갖고 와, 테이프”라고 지시했다.
농구에서 ‘스위치(switch)’란 선수가 수비를 할 때 자신이 맡는 상대선수를 동료와 서로 바꿔가며 막는 일종의 수비요령이다.
유 감독은 트레이너가 테이프를 가지고 오자 함 선수를 가리키며 “붙여 입에”라고 시켰고, 머뭇거리자 “빨리 붙여”라고 재촉했다. 이에 트레이너는 테이프를 잘라 직접 붙이지는 못하고 함 선수에게 건네줬고, 함 선수가 잠시 망설이자 “붙여 이 XX야”라고 말했다.
유 감독은 함 선수가 잠시 테이프를 입에 붙였다가 창피한 듯 다시 떼어내자 “어?”라고 겁을 주며 계속 붙이고 있도록 했다.
경기가 끝난 후 인터넷을 곧장 달아올랐다. 방송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인격모독이라는 주장과 밖에선 알 수 없는 감독과 선수의 특수한 상황을 특정 장면만 놓고 왈가왈부 할 수 없다는 의견이 대립을 이루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유 감독의 잘못이라고 보는 네티즌들은 “결혼까지 한 선수에게 너무 심한 것 아니냐” “저 선수의 가족들이 보면 심정이 어떻겠느냐” “이건 가르침과 질책을 넘어선 모욕” “자기들끼리 연습할 때야 어떨지 몰라도 카메라 앞에서 할 행동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유재학과 함지훈은 오랫동안 함께 한 사이라는 걸 생각해야 한다” “남들이 모르는 둘 만의 커뮤니케이션일수도 있다”라는 등의 의견을 제시하는 네티즌들도 있다.
프로농구에서는 작전타임이 여과없이 방송되다보니 감독들이 흥분한 나머지 ‘막말 논란’이 종종 빚어진다.
2011년엔 KT 전창진 감독이 안양 KGC와의 경기에서 외국인선수 찰스 로드를 향해 “그래서 네가 안되는 거야 XX”라는 폭언을 하는 장면이 중계에 잡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