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고마운 감독님, 우리 현수’가 어쩌다가…소치 ‘두문불출’ 전명규 블로그엔 도넘은 댓글 쇄도

한때 ‘고마운 감독님, 우리 현수’가 어쩌다가…소치 ‘두문불출’ 전명규 블로그엔 도넘은 댓글 쇄도

기사승인 2014-02-17 13:33:01

[쿠키 스포츠] 한국체대 전명규(빙상연맹 부회장) 교수의 블로그에 협박·인신공격성 댓글이 난무하고 있다. 전 교수는 쇼트트랙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 선수의 아버지 안기원 씨가 ‘빙상연맹을 혼자서 좌지우지한다’고 지목한 인물이다.

17일 현재 전 교수가 운영하는 블로그엔 지난해 3월26일 이후 새로운 글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이 글은 한국체대를 졸업한 이상화·모태범 선수가 당시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ISU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남녀 500m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내용이다.

여기서 전 교수는 이상화·모태범 외에 한국체대 출신이거나 재학 중인 이승훈, 주형준, 김철민, 노선영, 김보름, 박도영 등의 성적을 알리면서 자신의 제자들이 동계올림픽에서도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도록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글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댓글들은 모두 최근에 몰려들었다. 안 씨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빙상연맹 ‘전횡의 중심’으로 거론한 사실이 확산되면서 전 교수가 안현수를 러시아 귀화로 내몬 ‘몸통’이라는 여론이 형성된 데 따른 것이다.

안 씨는 지난달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빙상연맹에서 ‘이분’의 말씀이면 다 승인된다”며 전 교수임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이미 2010년 동일한 매체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같은 내용으로 전 교수임을 밝혔다.



댓글에는 “개XX” “쓰레기” “내가 언제 네 등짝에 칼 꽂을지 모른다” “너 같은 XX가 교수랍시고” “죽어라 XX” 등 험악한 표현들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전 교수의 입장을 기다리고 차분히 사태의 본질 파악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스포츠계의 파벌 논란은 겉으로 드러난 사례 몇 개만을 가지고 ‘너는 가해자, 나는 피해자’라는 식으로 쉽게 단정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형성된 여론은 안 씨의 발언만이 절대적인 동력이 됐다. 전 교수의 공식적인 입장이나 설명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안현수는 과거 전 교수 영향력의 ‘수혜자’이기도 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당시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던 전 교수는 이재경이 부상을 당하자 고등학생이었던 안현수를 발탁해 데리고 갔다. 이때는 오히려 안현수가 ‘특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안현수는 이런 경험을 발판삼아 성장을 거듭했고,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때 3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국민적 영웅이 됐다.

안현수와 전 교수의 사이는 안현수의 졸업(한국체대) 후 진로를 정하는 과정에서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교수는 대학원 진학을 원했고 안현수는 성남시청 입단을 위해 이를 거부한 것이다. 안 씨는 이 일 이후 아들 안현수가 전 교수로부터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승과 애제자’ 사이가 한 순간에 ‘원수’로 바뀌어 버린 셈이다.


한국 대표단의 빙상감독관 자격으로 소치 현장에 있는 전 교수는 대회 초반만 하더라도 선수들이 연습할 때 가끔씩 나와 취재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하지만 안현수의 금메달 이후 논란이 커지자 모습을 드러내기는커녕 외부 전화도 받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 교수가 귀국하면 빙상연맹 임원직을 사퇴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블로그에 “전 교수님, 이제는 공식입장을 밝히실 때입니다. 진실을 말해주세요” “진실이 밝혀져 더 이상 선수와 국민이 마음 아파하는 일이 없기를”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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