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예전부터…‘모래성 체육관’에 학생 수백명 몰아넣은 코오롱

알고보니 예전부터…‘모래성 체육관’에 학생 수백명 몰아넣은 코오롱

기사승인 2014-02-18 11:47:01

[쿠키 사회] 부산외대 학생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사 원인에 대해 무너진 체육관의 자재로 쓰인 ‘샌드위치 패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샌드위치 패널(sandwich panel)’이란 철판 사이에 스티로폼, 종이, 목재 등을 넣어 무게를 견디도록 하는 건축재료다. 임시건물, 창고, 공장 등에 많이 쓰인다. 샌드위치 패널이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공사비용 절감과 공사기간 단축이다. 하지만 안정성에 대한 논란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하중에 취약하고 겉을 철판이 덮고 있기 때문에 폭설과 같은 자연재해나 화재 시 위험이 크다.

최근 폭설로 연이어 발생한 울산지역 붕괴 사고가 샌드위치 패널이 근본적 원인이 된 가장 가까운 예다.

울산소방본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부터 10일까지 눈이 내린 울산에서는 5곳의 공장 지붕이 무너진 것을 비롯해 총 27건의 크고 작은 지붕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 사고로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사상자가 발생한 공장은 대부분 샌드위치 패널이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의 대표적인 예는 1999년 ‘씨랜드 참사’다.

당시 소방차 20여대와 소방관 70여명 등이 동원됐지만 진화에 애를 먹으면서 결국 유치원생 19명, 인솔교사 4명의 희생자가 발생하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현재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하는 것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선호하는 이유가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이어서 부실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연세대 조원철(사회환경공학과) 교수는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경주 마우나리조트는) 부실한 것이 바로 보인다”며 “샌드위치 패널로 체육관을 짓는 것이 불법은 아니다. 편리한 점이 많아 여러 가지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그 샌드위치 패널을 이용할 때는 내부에서 받쳐주는 구조를 튼튼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눈이 50㎝ 정도 쌓였으면 가로 세로 1평방미터에 150㎏ 정도의 무게 밖에 안 된다”며 “웬만한 정상적인 지붕이면 300㎏ 이상은 충분하게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150㎏ 정도인데 안에서 무너졌다고 하면 근본적으로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마우나리조트는 코오롱 그룹이 소유하고 있다. 코오롱의 자회사인 마우나오션개발주식회사가 운영을 맡고 있으며 주식의 50%를 코오롱이, 이동찬 명예회장과 이웅렬 회장이 각각 26%, 24%를 보유하고 있다.

코오롱 측은 부실 구조 지적에 “불법적인 무허가 건물이 아니다”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해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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