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한은 총재는 어떻게 해야하나… 김중수 임기만료 앞두고 설전

차기 한은 총재는 어떻게 해야하나… 김중수 임기만료 앞두고 설전

기사승인 2014-02-20 22:29:00
[쿠키 경제] 차기 한국은행 총재의 역할을 놓고 전문가들이 20일 설전을 벌였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다음달 말 임기가 만료된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 주재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누가 한국은행 총재가 되어야 하는가’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선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 총재는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파이터’에서 ‘디플레이션 치유자’로 변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가가 급등하고 자산가격 거품이 존재했던 과거와 달리 경기침체기에 중앙은행은 신용 공급을 통해 ‘불씨 지피기’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제에 대해서도 신랄히 비판하며 폐지를 촉구했다.

전 교수는 “한은은 물가안정목표제를 제대로 이행한 적이 없다”면서 “성장에 집착하면서 물가 안정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금리 인하를 감행해왔다”고 꼬집었다. 박승 전 총재(2002~2006년) 재임 기간에는 국제 유가 상승으로 물가상승이 예측되는데도 ‘5% 내외의 성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기준금리를 내렸다. 이성태 전 총재(2006~2010년)는 당시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금리인상 요구가 팽배했으나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지급준비율을 인상했다. 김중수 현 총재도 물가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물가안정목표 하한선을 밑도는데도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낮다’며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했다.

이에 따라 차기 한은 총재는 물가안정이라는 목표에만 파묻히지 않는 통찰력과 금리 이외의 다양한 정책수단을 쓰는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태동 전 금융통화위원은 이같은 주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긴 했지만 한국엔 아직 전세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제도가 있고 전셋값도 폭등하는 상황”이라며 “(전 교수가) 현재의 아픔은 해결됐다고 보고 조짐이 보이는 디플레이션에 대해선 다소 강하게 언급하는 게 아닌가 한다”고 지적했다.

김대식 전 금통위원도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자주 논의된다고 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를 허물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994~1995년 반도체 호황기에 한은이 통화증가율을 낮춰 경기과열을 진정시켰다면 외환위기를 맞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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