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일제히 선거체제로 전환하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총력전 태세에 들어갔다. 이번 지방선거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새정치연합이 참여하면서 3자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승부의 분수령…수도권과 충청권=가장 최근 공개된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의 여론조사 결과 서울·인천·부산·충북·충남 등 5곳에서 여야가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대혼전을 펼치고 있다.
서울은 안갯속이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정몽준 의원 모두 박원순 현 시장과 1대 1 가상대결에서 1.3% 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사실상 무의미한 차이라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인천과 경기도에서도 각각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과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이 출마할 경우 박빙 양상으로 변했다.
충청권도 투표함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충북에선 새누리당 윤진식 의원이 이시종 현 지사를 맹추격 중이다. 충남에서도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 등 새누리당 후보군들이 안희정 현 지사의 대세론을 위협하고 있다. 대전은 새누리당 박성효 의원이 야권 후보들보다 우위를 보이고 있다.
강원도는 최문순 현 지사가 새누리당 후보들을 압도하는 양상이며, 제주도는 원희룡 전 한나라당 의원의 출마를 전제로 새누리당이 여유 있게 앞서 있다. 부산에서는 새누리당 서병수 의원이 무소속 출마가 검토되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박빙 우세를 보이고 있다.
◇차출론 대 야권 선거연대=하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그야말로 예측일 뿐이다. 선거일까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차출론이 최대 변수다. 유정복 장관, 남경필 의원, 원희룡 전 의원 등은 당의 강력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아직 출마를 결정하지 못했다. 이들 ‘빅3’가 빠진다면 인천·경기·제주도 선거는 김이 빠질 전망이다. 강원 등 비(非) 호남 약세지역의 새 인물 찾기도 새누리당으로선 큰 숙제다.
야권은 야권대로 고민이 있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선거연대를 이루지 못한다면 야권 분열 상태로 선거가 치러져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민주당의 구애에 새정치연합은 “선거연대는 없다”는 기본원칙을 고수하는 상태다. 야권 선거연대가 달성된다면 선거전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야권 선거연대가 이뤄지지 않고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누릴 경우 야권은 지방선거 이후에 책임론 등 메가톤급 후폭풍에 휘말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새정치연합의 파괴력은=새정치연합이 독자적으로 선거에 참여할 경우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지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새정치연합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한다면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공고한 양당 체제에 균열이 예상된다. 지방선거 이후에 새정치연합을 핵으로 한 정계 개편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초라한 성적표를 받을 경우 새정치연합이 제3의 정치세력으로 성장하는데 엄청난 어려움이 예상된다. 안철수 의원의 대권 프로그램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그 어느 때보다 호남 선거에 집중하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동안 호남은 영남과 마찬가지로 선거결과가 뻔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제1야당 자리를 놓고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호남을 이기는 자가 야권 대표주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이견은 없다.
◇박근혜정부 중간평가론 먹힐까=여야는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한 전략 마련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번 지방선거가 박근혜정부 중간평가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그래서 ‘지방정부 심판론’을 꺼내 들었다. 서울·인천·충북·충남 등 격전지의 시장·도지사가 모두 민주당 소속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야당의 ‘전가의 보도’인 중간평가론을 내세워 표심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기 때문에 중간평가보다 정권견제론으로 승부를 거는 게 유리할 것이라는 주장도 없지 않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도매금으로 묶어 구세력으로 몰아붙이는 ‘낡은 정치 타파론’을 앞세워 정치지형의 판갈이를 추구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