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安연대' 힘받나… 대권·당권 경쟁 요동

'金安연대' 힘받나… 대권·당권 경쟁 요동

기사승인 2014-03-03 23:46:00
[쿠키 정치]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이 통합신당 창당에 합의하면서 야권 권력구도가 급격히 요동치고 있다. 이르면 3월말 창당하는 통합신당은 야권의 잠룡들과 주요 세력을 폭넓게 포괄하게 된다. 당권 및 대권 주자들을 한데 뭉쳐놨으니 치열한 권력투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신당 창당을 주도한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안 의원은 정치적 라이벌인 친노계와 정치적 명운을 건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안(安)·문(文) 등 조기 대권 경쟁 촉발=통합신당 창당으로 가장 흥미진진해진 부분은 18대 대선에서 치열하게 맞붙었던 안 의원과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한 지붕 아래서 살게 된 점이다. 막판 단일화를 이루긴 했지만 양 세력은 대선을 거치면서 물과 기름처럼 섞이기 힘들다는 평가가 많았다. 만일 야권에 정계개편 바람이 분다면 안 의원을 중심으로 한 비노계와 문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노계로 나뉠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그런 두 세력이 하루아침에 한 솥밥을 먹게 됐다.

안 의원의 신당 합류는 장기적으로 2017년 대선을 겨냥한 야권 잠룡들의 조기 대권 경쟁 촉발을 의미한다. 문 의원은 이미 차기 대선 재출마 가능성을 시사했고, 두 사람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차기 대선 후보 1·2위를 지키고 있다. 이에 대해 문 의원은 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너무 이른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 의원의 행보는 대권 구도를 안(安)·문(文)의 양강 체제에서 다자구도로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송영길 인천시장은 통합신당 창당에 따라 재선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들이 재선할 경우 강력한 도전자들이 된다. 특히 지지 세력을 감안할 때 박 시장은 안 의원을, 안 지사는 문 의원을 대체할 수도 있다. 안·문 의원의 행보와 지방선거 결과 등에 따라 야권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할 수 있는 것이다. 판이 흔들리기만을 기다려온 손학규 상임고문도 격변의 정세 속에서 부활의 기회를 엿볼 전망이다.

◇당권 경쟁…진검승부는 지방선거 이후에=당권 경쟁도 복잡하게 됐다. 김 대표와 안 의원은 통합신당 창당과정에서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와 안 의원이 연대하면서 자연스럽게 비노계를 규합해 다수파 지위를 노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새정치연합의 윤여준 의장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안 의원 본인도 여기에서 새 정치를 구현해내지 못하면 여기서 끝이라는 비장한 각오를 보였다”며 “(통합신당 창당은) 불가피한 선택, 담대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와 안 의원의 움직임은 당내 다수파 지위를 유지해 온 범친노계의 반발을 부르게 된다. 독자 세력화를 꿈꾸는 486이나 당권 재도전 가능성이 높은 정세균 의원의 선택도 변수다. 당내에서는 안 의원이 첨예한 이해관계로 얽힌 당내 권력투쟁에서 지지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어쨌든 김한길·안철수 연대 체제는 지방선거 전까지는 유효할 전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엄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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