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가까운 동유럽 일대 신흥국 통화의 경우 사태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폴란드 즐로티화 가치는 4일 오전 달러당 3.0742즐로티로 전날보다 1% 급락했다. 루마니아 레우화 가치는 0.91%, 헝가리 포린트화 가치는 0.56% 각각 하락했다.
금융위기에 취약한 신흥국으로 알려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와 터키 리라화도 각각 장중 1.28%, 0.47% 떨어졌다. 원화 역시 이날 달러당 3.3원 오른 1073.5원으로 마감해 전날보다 0.31% 평가절하됐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러시아 및 신흥국 펀드들은 연초 양적완화 축소 여파로 휘청인데 이어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사실상 그로기 상태에 몰렸다. 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억원 이상 펀드를 대상으로 연초 이후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러시아펀드의 수익률이 3일 기준 -11.76%로 가장 나빴다.
러시아가 포함된 신흥유럽펀드와 브릭스펀드의 수익률도 각각 -8.19%, -4.02%로 저조했다. 이외에 중남미주식형펀드는 올해 들어서만 6.09%의 손실을 냈으며 신흥국주식형펀드도 4.85%의 손실을 기록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잇단 금융시장 불안이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지만 신흥국 시장에 대한 여파와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면밀히 점검하기로 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신흥시장 불안 요인 및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추 차관은 “한국 경제는 현재 이슈가 되는 신흥국들과 교역·투자 규모가 크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세계 경제 대전환기에는 작은 위험요인도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을 커지게 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