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고초려' 윤여준 어찌할꼬… 고비때마다 안철수 힘들게

'팔고초려' 윤여준 어찌할꼬… 고비때마다 안철수 힘들게

기사승인 2014-03-09 18:27:00
[쿠키 정치]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팔고초려(八顧草廬) 끝에 영입한 윤여준 새정치연합 의장의 ‘오락가락’한 행보 탓에 고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서조차 윤 의장의 일관성 없는 발언에 불만이 터져 나온다.

안 의원이 지난 2일 민주당과의 통합신당 창당을 선언한 뒤 윤 의장은 종잡을 수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선언 당일에는 “결정을 전혀 몰랐다”며 불쾌한 기색을 나타내다가 다음날 “안 의원과 의견이 같다”며 신당에 합류할 뜻을 밝혔다. 또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나서는 “이 자(안 의원)가 얼마나 거짓말을 했는지 알아야겠다”며 “연기력이 많이 늘었다. 아카데미상을 줘야 한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이번 논의 과정에서 자신이 배제되고 ‘비선’으로 불리는 소수의 최측근들만 관여했다는 설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런 내용이 지난 8일 보도되자 윤 의장은 또 “농담이었다”며 자신의 말을 번복했다.

이를 놓고 한 핵심 인사는 “도대체 윤 의장의 속을 모르겠다”며 “최장집 고려대 교수처럼 떠날 생각이면 깨끗이 떠날 일이고 아니면 도와야 하는 거 아니냐. 내부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악의 파트너”라고도 했다.

윤 의장의 ‘튀는’ 행동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1월 새정치연합에 합류한 직후 ‘2~3월 창당’을 주장했다. 당시엔 진영 내 ‘6월 지방선거 후 창당론’이 힘을 받던 때였다. 안 의원이 ‘3월 창당’을 선언하자 이번에는 “17곳의 광역단체장 후보를 전부 내겠다”며 지방선거에 올인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안 의원은 평소 지방선거에 책임 있게 임하겠다면서도 “적합한 후보가 있으면 내겠다”는 단서를 붙여왔었다. 또 안 의원에게 직접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이런 윤 의장의 생각들이 안 의원에게 정치적 부담을 주면서 결국 지지율 하락에까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윤 의장이 이슈몰이를 주도한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잃은 것도 많다”고 털어놨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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