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는 16일부터 택시, 버스, 렌터카, 택배차량 등의 영업용 차량과 이를 제외한 법인 차량(업무용)의 블랙박스 특약 할인율을 기존 4%에서 1%로 낮춘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동부화재는 지난해 10월부터 영업용·업무용뿐만 아니라 일반 차량까지 포함해 블랙박스 장착 할인율을 기존 5%에서 4%로 내린 뒤 같은 해 11월부터는 3%까지 낮춘바 있다. 메리츠 화재도 지난해 7월 블랙박스 특약 할인율을 일부 축소했다.
현재 자동차보험 가입자는 차량에 블랙박스를 설치하는 특약에 가입하면 보험료를 2∼5%씩 할인받을 수 있다. 손보사들은 블랙박스를 설치할 경우 사고과실 유무를 판별하기 쉽고 궁극적으로 손해율(차량소유자가 내는 보험료 대비 보험금 비율)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할인혜택을 줘왔다.
실제 LIG손보의 경우 블랙박스 할인특약 가입건수가 2012년 7만8000건에서 지난해 21만4000건으로 3배 가까이 급증하는 등 대부분의 보험사에서 큰 폭의 가입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삼성화재가 2012년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집계한 수치를 보면 블랙박스 장착 영업용 차량의 손해율(96.2%)이 미장착 차량의 손해율(91.4%)보다 4.8% 포인트 높았다. 보험개발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동차보험 할인형상품 가입특성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도 블랙박스 특약 가입자의 사고율이 미가입자보다 1.14% 포인트 높고 평균 손해액도 미가입자보다 9만원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예상과 달리 블랙박스 장착 차량의 손해율이 높은데 대해 업계에서는 “운전자들이 블랙박스를 믿은 나머지 안전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줄어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 대형손보사 관계자는 “교통사고 발생시 본인들이 유리할때는 블랙박스 영상을 내놓고 불리할 때는 고장 났다며 제출을 거부하는 일이 빈번해져 사고예방 효과가 반감됐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