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베커(85)와 바버라 베커(81) 부부는 지난달 21일 오후 3시쯤 버지니아 컬페퍼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오후 간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평소 베커 부부는 이 매장에서 손님이 많지 않은 오후 시간대를 골라 여유롭게 간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왔다.
그러나 이날은 한 직원이 베커 부부가 식사하는 곳 옆으로 다가와 먼지를 날리며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노부부는 이 직원에게 “먼지가 날리는데 나중에 청소하면 어떻겠느냐”고 요청했으나 직원은 거부했다. 매장 매니저까지 다가와 “30분 이상 식사를 했으니 나가달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베커 부부는 밝혔다.
남편 베커는 “당시 매장은 붐비지도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베커 부부는 지역 언론에 편지를 보내 “매장내 어디에도 식사를 30분 이내에 끝내라는 안내문은 없었다”며 맥도날드가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커 부부의 사연이 알려지자 한 음식점에서는 이들 노부부에게는 평생 주1회 무료 식사를 제공하고, 칼 베커와 같은 상이 용사나 노인들에게 무료 커피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맥도날드 매장 측은 사과문을 내고 사과의 뜻으로 ‘커피 스몰사이즈 두 잔을 무료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베커 부부는 “우리는 스몰사이즈 커피 부부가 아니다”라면서 이를 거부했다.
한편 맥도날드 매장에서 노인을 쫓아낸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뉴욕 플러싱에 있는 한 맥도날드 매장는 한인 노인들에 대해 자리를 오래 차지한다고 경찰에 신고해 3차례나 쫓아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워싱턴=국민일보 쿠키뉴스 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