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생들은 MT때 이러시면 안 됩니다”… 서울대 인권센터, MT 인권지침 배포

“서울대 학생들은 MT때 이러시면 안 됩니다”… 서울대 인권센터, MT 인권지침 배포

기사승인 2014-03-20 08:36:01

[쿠키 사회] 주폭(酒暴) 블랙리스트, 주종(酒種) 다양화, 혼숙 금지, 음주 총량 제한….

음주사고·성추행 등 대학 엠티(MT)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빈발하자 ‘MT 인권지침’까지 등장했다. 서울대 인권센터는 19일 MT 등 자치활동에서 학생이 지켜야 할 수칙을 담아 ‘즐거운 MT 만들기’ 인권지침을 제작·배포했다. 학생 자율성을 존중하던 대학이 직접 MT 매뉴얼을 만든 것이다.

서울대의 MT 인권지침은 잘못된 음주문화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봤다. ‘먹고 죽자’ 분위기를 지양하고 술을 못 마시는 학생에게 ‘뺑끼친다(엄살을 부린다는 뜻의 속어)’는 식의 부정적 대응을 하지 말라고 제시했다. 술을 마시면 폭력적 성향을 보이는 학생들은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사전에 주의를 주도록 했다. 또 MT에서 마실 술의 총량을 제한하고 독한 소주로 일원화된 주종(酒種)을 다양화하도록 제안했다.

경직된 선후배 관계도 문제로 지적했다. 남학생 비중이 높은 일부 단과대학에서는 ‘선배가 주는 술은 무조건 마셔야 한다’는 등 왜곡된 위계의식이 남아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신입생 입학 전 재학생 사전교육을 실시하고 선후배 간 경어를 사용하며 호칭을 통일하는 등 자치규약을 제정하라고 주문했다.

성폭력 예방을 위해 남녀 혼숙은 반드시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회에서 예산을 지원해 두 개 이상의 방을 빌리도록 하는 한편 MT 기획안 접수 때부터 분리된 방을 준비토록 강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어디까지 갔어?” “가슴이 크다” 등 성희롱 발언을 삼가고 성폭력 피해를 당했을 경우 지체 없이 문제제기를 하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서울대 인권센터는 이 매뉴얼을 만들기 위해 지난달 학부생 21명을 모집, 한 달간 MT 수칙 기초연구를 진행했다. 인권센터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추가 논의를 거쳐 이번 학기부터 이 수칙이 적용되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김상기 기자
jse130801@kmib.co.kr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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