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이건희는 이해해도 허재호는 이해 못해”…‘일당 5억원’ 판결, 규탄 성명 발표

변협 “이건희는 이해해도 허재호는 이해 못해”…‘일당 5억원’ 판결, 규탄 성명 발표

기사승인 2014-03-24 18:10:01
[쿠키 사회]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24일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일당 5억원’ 판결에 대한 규탄 성명서를 발표했다.

변협은 이날 논란이 되고 있는 판결에 대해 “서민들이 벌금을 내지 않으면 노역장에 유치돼 하루 5만 원에서 10만 원씩 공제받는 것에 비해 1만 배 또는 5천 배나 차이가 난다”며 “이와 같이 심한 불균형은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협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례와 빗대어 허 전 회장 판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2008년 탈세 혐의로 1100억원의 벌금을 선고 받은 이 회장은 1일 기준 노역 일당이 1억1000만원이었다.

변협은 “고액벌금을 미납할 경우에 선고하는 노역장 유치기간은 최장 3년이기 때문에 때로 1일 기준금액이 고액이 될 수는 있다”며 “이에 따라 2008년 이건회 회장은 벌금 1100억 원을 선고 받으면서 1일 기준금액이 1억1000만 원으로 벌금 미납 시 최대 1000일 동안 노역장에 유치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변협은 “이는 3년 이하라는 법적 요건 아래 3년 이하인 1000일로 계산한 결과이며, 이 회장이 당시 벌금을 실제로 납입했던 점에 비춰 이해할 수 있다”며 “그런데 허 전 회장은 벌금을 납입하지 않은 채 고작 약 50일만 노역장에서 지내면 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변협은 “이와 같이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는 양형과 형집행에 대해 통탄한다”며 “차제에 노역장 유치제도 자체의 개선작업을 시작함과 동시에 지역법관제, 즉 향판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허 전 회장은 508억여원의 탈세를 지시하고 10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특가법상 조세포탈 및 특경가법상 횡령)로 2007년 11월 불구속 기소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2010년 1월 허 전 회장에 대해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54억원을 선고하고 1일 노역 대가를 ‘5억원’으로 산정했고, 이 판결은 2011년 12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해외 도피 생활을 하던 그는 지난 22일 자진 귀국해 노역에 들어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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