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검찰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로 지목된 채모(12)군 모자에게 송금된 2억원의 출처를 추적하고 있다. 이 돈은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나왔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서봉규)는 채 전 총장의 고교 동창인 이모(56)씨가 자신이 재직했던 삼성 계열 C사 자금 17억원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삼성은 지난달 말 관련 진정서를 냈으며, 검찰은 이를 채군의 어머니 임모(55)씨의 변호사법위반·공갈 혐의를 수사 중인 형사6부에 배당했다. 검찰은 최근 C사 관계자를 불러 회사가 자체 파악한 내용 등을 조사했다.

삼성 측은 “시중에 삼성이 채 전 총장에게 돈을 대주면서 ‘관리했다’는 풍문이 나도는데, 우리는 무관하다. 횡령 피해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010년 채군 명의 계좌로 1억2000만원을 송금했고, 채군이 미국 유학을 떠나기 직전인 지난해 8월에도 8000만원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첫 송금 때인 2010년엔 C사 임원이었지만 2012년 3월 해임됐다. 지난해 8월에는 코스닥 기업 F사의 부사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혼외자 의혹이 불거진 이후 채 전 총장을 대신해 임씨와 수차례 통화하는 등 두 사람 간의 연락책 역할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검찰은 이씨가 거액을 임씨에게 보낸 경위와 배경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다. 삼성 측이 횡령 발생 2년 이상이 지나서야 수사를 요청한 것도 미심쩍은 부분이다.

검찰은 가급적 빨리 이씨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지만, 그는 연락을 끊고 행적을 감춘 상태다. 검찰은 이씨를 출국금지하고, 계좌 추적을 확대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