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개그맨 김경진과 김대범의 소위 ‘SK텔레콤 장애보상 디스’ 동영상이 인터넷을 강타하고 있다. ‘디스’는 원래 음악 장르인 힙합 용어다. 결례 등을 뜻하는 ‘디스리스펙트(Disrespect)’의 줄임말로 특정 대상을 비난하거나 지적할 때 쓰인다.
김경진과 김대범은 25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잘 생깐다 잘 생깐다 통신장애 텔레콤’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날은 SK텔레콤(SKT)이 지난 20일 5시간 40분에 걸쳐 지속된 통신장애의 보상 조회 서비스를 시작한 날이다.
22초 분량의 영상에서 김경진과 김대범은 “잘 생깐다 잘 생깐다 보상 이건 아니에요 500만원 줘, 잘 생깐다 잘 생깐다 천원 줘서 고맙다고 하는 사람 없다고요. 잘 생깐다 잘 생깐다 통신장애 텔레콤”이라고 해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생깐다’는 ‘외면하다’ ‘모른척하다’를 의미하는 비속어다. SK텔레콤 LTE 서비스 CF 카피인 ‘잘 생겼다’ 노래를 개사해 보상액이 소비자가 겪은 불편에 비해 턱없이 적다는 점을 비꼰 것이다. 두 사람은 CF에서 배우 이정재와 전지현의 동작을 우스꽝스럽게 따라하기도 한다.
김경진은 26일 통화에서 “개그 프로그램 아이디어 회의를 하던 중 내가 ‘SKT 보상 너무 적은 것 아니냐’고 푸념하니까 대범이 형이 바로 동영상을 만들어보자고 제안을 했다”며 “만드는데 10분도 안 걸렸다”고 말했다.
김경진은 “연예인지만 나도 한 명의 고객이고 소비자다. 기업이 좋은 일하면 칭찬할 수 있고 잘못하면 지적할 수 있다”며 “통신장애가 있던 날 너무 불편했다. 그런데 나 같은 경우 보상액이 1313원 나왔다. 대기업이 소비자들의 고통을 외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생겼을지도 모를 SK그룹 관련 CF들 다 물 건너 간 것 아니냐’고 농담을 던져보자 “KT도 있고 LG유플러스도 있지 않느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SKT는 지난 21일 피해 고객 전원에게 장애시간 금액의 10배 배상, 모든 고객에게 일괄적으로 월정요금(기본료 또는 월정액)의 1일분 요금 감액 등의 보상 기준을 발표했다.
이는 이용 중인 요금제 액수에 비례하기 때문에 똑같이 피해를 당한 고객들도 보상액이 몇 천 원 씩 차이가 날 수 있다. 25일부터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불만을 품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자신의 보상액을 공개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