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대한항공이 광고에 사용한 솔섬 사진은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라고 법원이 판단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유사하더라도 자연 경관을 담은 사진 작품은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3부(부장판사 심우용)는 27일 케나의 한국 에이전트인 공근혜 갤러리가 대한항공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자연물이나 풍경을 어느 시간과 어느 장소에서 어떤 앵글로 촬영하느냐의 선택은 일종의 아이디어일 뿐 저작권 보호 대상은 아니다”고 판시했다. 또 “케나의 작품은 솔섬의 정적인 모습을 수묵화처럼 표현했지만 대한항공은 새벽녘 일출 직전의 다양한 빛과 구름의 모습 등을 담아 표현하는 바도 서로 다르다”고 덧붙였다.

케나 측은 2007년 강원도 삼척의 솔섬을 촬영한 작품 ‘솔섬’을 대한항공이 2011년에 방영한 광고에서 모방했다며 3억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대한항공 측은 “케나 측이 승소했다면 유명 작가들이 권위와 이름값을 활용해 사진의 소재를 독점하는 쟁탈전이 벌어질 수 있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