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을 지키는 안철수와 어기는 박근혜’ 구도 부각해 무공천 재검토 정면돌파

‘약속을 지키는 안철수와 어기는 박근혜’ 구도 부각해 무공천 재검토 정면돌파

기사승인 2014-03-30 20:29:00
[쿠키 정치]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30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6·4지방선거의 기초선거 공천폐지를 위한 회담 개최를 요구했다. 안 대표는 또 창당 닷새 만에 기초선거 무공천 대국민 서명운동에 나서며 장외 여론전에 돌입했다. ‘약속을 지키는 안철수와 약속을 어기는 박근혜’라는 구도를 부각시키는 한편, 무공천 재검토를 주장하는 당내 여론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단식 농성·전면 투쟁 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대여 투쟁 수위를 둘러싼 갈등이 예상된다.

안 대표는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1야당 대표로서 박 대통령께 기초공천 폐지 문제를 비롯한 정국 현안을 직접 만나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회담 형식과 의제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

그는 이어 4년 전 ‘세종시 수정 논란’ 당시 박 대통령이 언급한 ‘미생지신’(尾生之信)이라는 고사성어와 관련해 ‘미생’의 신의를 높이 평가하며 약속 이행을 강조했던 점을 꼬집었다. 안 대표는 “지금 박 대통령은 미생의 죽음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대선에서 무공천 약속은 원래 잘못된 것이냐, 정치적 실리 차원에서 약속을 어기기로 한 것이냐, 아니면 지키고 싶지만 새누리당이 반대하느냐”고 물었다.

청와대는 무공천 회담 요구에 대해 무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 넌센스”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김한길 공동대표 등 지도부와 함께 서울역을 찾아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공약이행을 촉구하는 대국민 서명운동을 벌였다. 당 지도부가 박 대통령과의 회담 요구에 이어 서명운동까지 나서면서 당내에서 제기된 무공천 재검토 요구는 사실상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새정치연합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전면 장외투쟁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손학규 상임고문계인 조정식 의원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전면적 폐지를 못한다면 최소한 영호남부터 무공천에 나서야한다”고 촉구했다.

안 대표 등이 시민들에게 나눠준 홍보물에는 ‘정당공천제 찬반 여부’라는 제목과 함께 MBC 여론조사 결과(찬성 46.5%, 반대 35.4%)가 들어가 있었다. ‘정당공천제 폐지 찬반 여부’의 오타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정당공천을 찬성하는 홍보물을 돌린 셈이 됐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공직선거후보자 추천관리위원회의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지방선거 공천 룰 셋팅 작업에 들어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정건희 기자 eom@kmib.co.kr
엄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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